[랭크파이브=정성욱 기자] 원 챔피언십에 진출해 아톰급 토너먼트에 나선 함서희(34, 팀매드)가 첫 승을 거뒀다. 3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원 엠파워'에서 상대 데니스 잠보앙가(24, 필리핀)을 스플릿 판정으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경기후 랭크파이브는 함서희와 전화 연결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함서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원 챔피언십 룰을 숙지후 설계한 작전을 통한 것이었다. 힘을 바탕으로 레슬링을 펼치는 잠보앙가를 상대로 펀치 단타로 대미지를 쌓이게 하면서 상대가 클린치를 했을때 빠져나오지 않고 방어하며 힘을 비축하는 전략이었다.
잠보앙가는 수차례 테이크 다운을 성공했지만 경기에서 승리할 만큼의 점수를 얻진 못했다. 테이크 다운 이후 함서희의 방어로 포지션 점유를 하지 못했고 제대로 파운딩을 치지도 못했다.
한편 함서희는 처음 경험하는 원 챔피언십 계체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수분 계체를 첫 경험하는 함서희는 1, 2차 계체량에서 실패하여 경기 당일인 3일 오전 9시에 겨우 계체량에 통과했고, 제대로된 회복도 하지 못하고 케이지에 올라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하 인터뷰 전문
Q: 승리 소감
- 2년 만에 한 시합인데 결과가 좋아서 기쁘고 다행이다.
Q: 부상 입었다고 들었다.
- 손가락이 살짝 삐어가지고. 근데 얼음찜질하니까 또 괜찮아졌다.
Q: 보니까 뒷모습 보고 깜짝 놀랐다. 티셔츠 뒤에 무룩이(함서희 선수의 반려견)와 함께 했더라.
- 네. 무룩이는 항상 나와 함께 한다.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
Q: 오늘 전략이 무엇이었는지?
- (양성훈 감독) 상대와 상성이 좋지 않았다. 상대방이 힘이 세고 레슬링이 좋아가지고. 함서희 선수가 이기려면 이기려면 어쩔 수 없이 단타로 대미지를 계속 쌓이게 하면서, 클린치가 잡혔을 때는 빠져나오지 말고 방어만 하는 전략이었다. 이게 빠져나오면 빠져나올수록 오히려 체력이 고갈되고 상대 선수한테 더 유한 포지션을 주기 때문에.
테이크다운을 당해도 사이드 포지션을 뺏기지 않으면 점수가 되지 않는다. 영상에는 많이 안 나왔는데 실제로는 상대방에게 대미지를 많이 줘서 상대방 얼굴이 많이 상처가 났다. 많이 붓고 상처가 났는데 영상에는 그렇게 안 나오더라.
Q: 아까 보니 데니스가 얼굴을 들이대면서 펀치 러시를 해서 버팅이 났는데 다치진 않았나?
- 그냥 눈 옆에 혹이 조금 올라왔다. 크게 다치진 않았다.
Q: 다행이다. 오랜만에 오른 격투기 경기, 정리해 본다면?
- 너무 오랜만에 뛰어가지고. 진짜 막 느낌도 모르게 케이지 올라가 경기 치른 것 같다.
Q: 첫 원 챔피언십 경기였다. 어려운 것은 없었는지?
-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개체 때부터 시작해 가지고... 이게 일반 대회와 계체 시스템이 다르지 않나. 소변 수분 수치도 봐야 되고, 몸무게도 맞춰야 통과하는 거다.
Q: 그렇다.
- 이에 대해 이야기만 듣고 이번에 처음 경험해봤다. 1차 계체량 하는 날, 소변 농도 수치는 통과 못했는데 몸무게는 미달이 나와서 실패했다. 2차 계체 때는 소변 농도 수치는 통과를 했는데 몸무게가 또 통과하지 못했다.
Q: 아이고....
- 오늘 아침 9시에 통과했다. 여기 계체량을 하면서 2가지를 신경 쓰느라 엄청 고생했다.
Q: 경기력에는 영향이 없었나?
- 다른 경기보다 몸 상태가 많이 돌아오지 못하긴 했다. 아무래도 경기 당일 계체를 통과하고 수분이나 음식 섭취를 했기 때문에. 이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많이 껄껄거렸다. '이제 다음부터 절대 실패 안 하겠지?' 막 이러면서.(웃음)
Q: 매우 값진 경험이었을 듯.
- 맞다. 데뷔하는 경기에서 많은 경험을 하는 것 같다.
Q: 이번에 KO를 노린다고 했는데 계체량 관련한 요소들이 좀 영향이 있은 듯 한데.
- 이게 참 그렇다. 경기장에서 보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이 다른가 보다. 느끼지 못했겠지만 내 주먹에 상대방에게 많이 꽂혔다. 상대방이 대미지가 쌓이는 것도 보였고. 하지만 생각했던 KO는 하지 못했다.
Q: 4강에 진출했다. 상대가 나왔나?
-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투표로 정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Q: 혹시 4강 진출자 가운데 싸우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 경기에 신경 쓰느라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지 못했다. 내가 우승 후보라고 생각했던 중국 선수(맹보)가 졌더라. 그 선수가 이길 줄 알았는데 인도 선수(리투 포갓)가 이겼더라. 내가 승리할 거라 생각했던 선수가 지고 나니 인도 선수랑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Q: 이번에 많은 분들이 함서희 선수의 경기를 관람한 것 같다. 응원해 주신 팬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 열심히 했다.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다음 시합에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응원해 주세요.
Q: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고생하셨고 다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