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정성욱 기자
'14억 상금'을 걸고 경쟁을 벌이는 북미 종합격투기(MMA) 단체 PFL(Professional Fighters League)에 페더급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격투기 매니지먼트사 퍼스트 라운드 매니지먼트(FRM)에 따르면 소속 선수 김상원(31, 코리안 탑 팀)이 PFL과 공식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김상원은 코리안 탑 팀 소속 선수로 2016년 11월 12일 프로 MMA 무대에 진출했다. 국내 격투기 단체 TFC와 더블지FC에서 활동했으며 더블지FC 페더급 챔피언을 지냈다. 호주의 HEX, 러시아 MFP, 괌의 브롤 인터내셔널 등에서도 활약했으며 2023년에는 로드 투 UFC에 진출하기도 했다. 작년부터 판크라스에 진출해 3연승을 기록하고 있었으며 12월 15일 판크라스 타이틀전도 예정되어 있었다.
김상원은 랭크파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코리안 탑 팀 선생님들과 매니저 형인 존 송 형님께 감사드린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며 "내 실력으로 북미 격투기 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개인적인 꿈이었다. 그 꿈이 이뤄진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김상원은 조성빈에 이어서 두 번째로 PFL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됐다. 이에 대해 그는 "PFL 이란 단체는 벨라토르랑 합병하면서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알고 있다. 큰 규모의 단체와 계약한다는 소식이 너무 기뻤다. 한국인 2호 파이터로서 한국인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러서 나와 같이 꿈을 키우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코리안 탑 팀의 하동진 대표는 "우선 판크라스 타이틀 매치가 잡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김상원의 PFL 계약을 허락해 판크라스에 정말 감사드린다.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 큰 결단을 내준 만큼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판크라스에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김상원은 로드 투 UFC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어필했고 판크라스에선 3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팀과 선수의 노력에 더해 FRM 측에서도 작년부터 노력해왔던 것이 결실로 맺어진 것"이라며 김상원의 PFL 진출 에피소드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김상원의 PFL 계약으로 코리안 탑 팀은 UFC뿐만 아니라 대규모 북미 MMA 단체에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 이에 대해 하동진 대표는 "PFL은 미국에서 ESPN에도 중계될 정도로 메이저 MMA 단체다. 김상원의 활약을 통해 PFL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우리 팀이 메이저 진출이 조금 뜸했었는데 김상원을 시작으로 더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이삭, 이승준, 방재혁 등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FL은 2012년 월드 시리즈 오브 파이팅(World Series of Fighting)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리그+플레이오프'로 챔피언을 가리는 메이저 스포츠 방식으로 종합격투기 대회를 운영한다. 토너먼트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4억 원)다. 과거 UFC, 벨라토르(Bellator)와 미국 격투기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작년 11월 경쟁 단체 벨라토르를 인수함에 따라 덩치를 더 키워 UFC와 동등한 위상으로 올라섰다. 또한 격투 유튜버 제이크 폴과의 협약을 통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었고 프란시스 은가누를 영입해 격투기 팬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PFL 1호 진출 한국 파이터는 조성빈으로 2020년 10월 계약해 작년 시즌까지 활동했다. 김상원은 조성빈에 이어서 두 번째 PFL에 이름을 올린 한국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