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마이크 타이슨(58, 미국)도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이크 폴 vs 마이크 타이슨' 복싱 경기에서 8라운드 종료 0-3으로 판정패했다.
타이슨은 1966년생으로 WBA·WBC·IBF 챔피언을 지낸 레전드 복서. 2005년 6월 경기를 끝으로 59전 50승 7패 2무효 전적을 쌓고 링을 떠나 있었다.
20년 만에 프로 경기를 갖기로 했다. 상대는 유튜브 스타 제이크 폴(27, 미국). 2020년 프로 복서로 활동을 시작해 10승 1패 전적을 쌓은 팔팔한 20대다.
이번 경기는 두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타이슨의 복귀전을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생중계하기로 결정해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제아무리 핵주먹 타이슨도 시간을 이길 수 없는 법. 체력이 문제였다.
1라운드 초반 왕년의 움직임이 잠깐 나왔지만 '배터리' 수명이 짧았다. 대시 후 연타로 폴을 위협한 것은 1, 2라운드뿐이었다.
이후엔 발이 바닥에 딱 붙었다. 타이슨이 훅을 맞히려면 폴과 붙어야 하는데 스텝이 죽어 공격 기회를 갖지 못했다.
타이슨의 체력이 소진된 걸 파악한 폴은 왼손 잽과 오른손 보디 스트레이트로 자신의 거리에 싸웠다. 굳이 붙지 않고 펀치 정타로 점수를 쌓아 갔다.
주도권을 쥔 폴은 굳이 타이슨을 KO로 이기려고 하지도 않았다. 31살이나 많은 아이콘을 향한 나름의 존경과 조율인 것처럼 보였다.
결국 2분 8라운드, 총 16분의 경기를 마친 뒤 폴이 프로 1승을 추가했다. 전적 11승 1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