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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ABC 복싱 이도경 "복싱을 좋아하는 수련인, 누구나 참가해 즐기는 대회 만들고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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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ABC 복싱 이도경 "복싱을 좋아하는 수련인, 누구나 참가해 즐기는 대회 만들고 파"
  • 정성욱
  • 승인 2017.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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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복싱 포스터

[랭크5=정성욱 기자] 복싱은 70~80년대 한국 대표 격투 스포츠였다. 홍수환, 장정구, 유명우 등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존재했고 그들은 챔피언에 올라 한국인들을 기쁘게 했다. 최근 한국 복싱은 프로에선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나 반면 아마추어인 생활 체육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각종 협회에서 치르는 큰 규모의 대회부터 커뮤니티에서 모여 치르는 중소규모의 대회까지 다양하다.

9월 23일 5회째 대회를 치르는 ABC 복싱도 생활체육 복싱대회 중 하나다. 동명의 카페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1회 26경기로 시작하여 지금은 회당 50여 경기를 치르는 대회로 성장했다. 이번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ABC 복싱 이도경(DK 멀티짐) 대표를 인터뷰해 대회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현재 DK 멀티짐을 운영하는 관장이다. 복싱 체육관이 아니다. 종합격투기 체육관이다. 언뜻 보면 복싱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복싱인들 과 활발히 교류하고 그들에게 복싱을 배우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삼보로 격투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킥복싱과 같은 입식타격, 종합격투기까지 해봤다. 복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삼보 선수 시절 만난 복싱 챔피언의 타격을 느끼고 나서다. 그때 그분의 펀치는 잊지 못한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사람들을 가르치다 보니 많은 것을 배우고 습득하는 것을 즐겨 하게 됐다. 그러면서 복싱도 접하게 됐다."

선수 생활 시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타격. 현역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도자가 되니 가장 아쉬웠던 것이 타격이었다. 복싱 카페인 ABC 복싱 카페에 가입했고 사람들과 교류했다. 대회가 있으면 어디든 가서 경기를 보고 사람들을 만났다. 자연스레 인맥이 쌓였고 그들에게 운동을 배웠다.

복싱을 배운 이 대표는  가르친 수련인들과 함께 복싱 대회에 나가고자 했다. 문턱이 높았다. 협회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출전하기 힘들었고 출전을 하더라도 복싱 전문체육관이 아니라 무시당했다. 편파 판정에도 많이 당했다고.

"정말 아쉬웠다.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출전하기 힘들었다. 출전한다고 해도 무시당했고 누가 봐도 알 정도의 편파 판정에 울어야 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카페를 통해 알던 사람들과 함께 대회를 만들어보자고."

처음에는 ABC 복싱 카페에서 소규모로 여는 이벤트 격인 대회로 시작했다. 카페장을 비롯해 그간 만나고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모여 도움을 주었다. 1회 26경기로 시작했다. 그러더니 2회, 3회가 되면서 50여 경기가 잡히는 등 거듭 성장했다.

ABC 복싱 대회는 전국 단위 대회로 체육관에 소속된 수련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종합격투기, 입식격투기-킥복싱, 무에타이도 상관없다. 다만 프로 선수, 전국 단위 대회에서 수상한 수련의 경우 조율하여 참가할 수 있다. 무소속의 수련인은 참가할 수 없다.

"무소속 선수의 참가 불가 방침은 사고 예방 차원이다. 소속 체육관이 없으면 누구도 그가 수련인이라는 것, 그리고 얼마나 수련했는가를 증명할 수 없다. 과거 일반인을 격투기 무대에 세웠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기도 했다."

선수들의 대진을 구성할 때는 최대한 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임시 대진을 공개해 출전자와 지도자에게 알린다. 체육관에서 확인 후 문제가 없다면 확정 대진을 공개하고 대회를 치른다.

"종종 전적이 틀리게 오는 경우가 있다. 상대 관장님이 확인하고 연락을 해와서 다시 조율하는 경우도 있다. 되도록 최대한 비슷한 경험과 실력의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대진을 구성한다. 그래야 링에 올라 경기를 하는 사람도 허탈하지 않고, 밖에서 경기를 보는 사람도 재미있게 경기를 볼 수 있다."

경기는 원 데이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사람은 3경기를 소화한다. 경기 시간은 생활체육에 맞춰 2분 2라운드다. 중등, 고등, 일반 결승전은 3분 2라운드다. 글러브는 안전을 위해 14온스 글러브를 제공하며 코를 보호할 수 있는 헤드기어를 제공한다.

이 대표가 ABC 복싱 대회의 가장 큰 장점으로 드는 것은 판정 시비 최소화. 자신이 그에 실망했기에 여러모로 철저히 준비했다고 한다.

"누가 봐도 대회가 원 사이드로 진행되는데 엉뚱하게 판정을 주는 걸 많이 봤다. 판정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심판이 피로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에 13명이 돌아가며 심판을 보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 심판들도 모두 현역 선수, 혹은 선수 출신 관장님들이라 운영을 잘 한다. 지금까지 4번 대회를 치르며 판정 시비는 거의 없었다. 만약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채점표도 공개한다."

모든 출전자들에게 돌아가는 트로피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누구나 즐기는 생활체육 복싱대회를 만들고자 기획한 것이라고.

"대회에 참가했는데 무언가 추억은 만들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1회부터 모든 출전자들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출전자 모두가 즐기는 대회로 ABC 복싱 대회가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5회 대회는 규모를 키웠다. 전보다 후원사가 늘어 기존 체육관 링에서 하던 것을 이번에는 인천 문학 경기장 내에 있는 복싱 경기장에서 치르게 됐다. 더 큰 목표로 다가갈 수 있게 됐다.

"4회까진 매번 적자였다. 선수들 보험, 트로피 제작, 운영비 등으로 쓰다 보면 남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사재를 털어서 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운영진들이 복싱 대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지금까지 가능했다. 5회부터는 다행히도 도움을 주시는 분이 계셔서 문학 체육관으로 장소를 잡게 됐고 운영진도 더 늘릴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이 대표는 앞으로 ABC 복싱을 국내 최대 생활체육 복싱 대회로 키울 생각이다. 복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출전하여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계획. 나중에는 사단법인도 만들어 출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한다.

"ABC 복싱 대회하면 국내 최대 생활체육 복싱 대회라는 말이 절로 나오도록 만들고 싶다. 출전자들이 편파도 없고 진짜 제대로 된 실력을 겨룰 수 있는 복싱인들의 축제라고 생각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나중에는 사단법인을 만들 생각이다. ABC 복싱 대회 출신 선수를 프로 데뷔 추천도 해주고 우리 대회 출신 선수들을 스폰싱을 해주는 등의 출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

정성욱 기자 mr.sungchong@gmail.com

** ABC 복싱은 4회 대회부터 유튜브 생중계를 시작했다. KBM 한국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원우민, KBM 한국 슈퍼미들급 챔피언 이은창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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