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5=유하람 기자] 15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개최된 로드FC 051 XX에서 함서희(31, 팀매드)가 단체에서 여성선수로는 최초로 2차 방어에 성공했다. ‘몬스터 울프’ 박정은(22, 팀 스트롱울프)은 빠른 수싸움으로 초반 대등한 싸움을 펼쳤으나, 챔피언의 노련함에 서서히 잠식되며 3라운드엔 결국 압살을 당했다.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을 거둔 함서희는 승자 인터뷰에서 "도전자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서열을 확실히 했다.
1라운드 박정은은 링 중앙에서 조금씩 전진하는 함서희의 수싸움에 응했다. 왼손잡이 함서희와 오른손잡이 박정은은 서로 앞손으로 페인트를 주고 뒷손으로 스트레이트를 지르는 싸움을 계속했다. 손이 많이 나오지 않고 단타만 간헐적으로 나오는 상황이 이어지자 함서희는 클린치를 시도했다. 서로 돌고 돌리는 싸움에서 결국 좀 더 유리한 쪽은 박정은이었지만, 함서희도 한 차례 돌려 던지며 테이크다운을 따내 점수를 땄다.
2라운드엔 갑갑해진 함서희가 적극적으로 타격공방을 걸었다. 박정은은 정면승부에 응해주는 대신 스텝을 부지런히 밟으며 사각을 만들었고, 머리와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타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하지만 함서희의 연타를 차단한다는 전략이 유효할 뿐, 점수를 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막판에는 박정은이 밀어붙이는 함서희를 무리해 돌려 던지려다 상위포지션을 내주고 펀치를 허용했다.
3라운드엔 박정은이 태클을 들고 나왔다. 싱글레그 테이크다운에 함서희는 백으로 돌아나가려 했고, 박정은이 잘 대응하자 함서희는 등을 대고 일어나기 위해 케이지에 붙었다. 침착하게 박정은의 실수를 기다리던 함서희는 박정은의 백 스플렉스 타이밍에 역으로 상위를 잡았다. 함서희는 하프가드를 잡은 채 차분히 파운딩을 쳤고, 박정은의 니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복부와 안면에 펀치를 집어넣었다. 서브미션에도 실패한 박정은은 하위에서 한참을 고전했다. 브레이크 선언 후 박정은은 지친 기색이 보였고, 그럼에도 부지런히 스텝을 밟았지만 상황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는 챔피언의 3-0 판정승. 박정은이 분투했지만 점수로 이기기엔 무리가 컸다. 경기 후 함서희는 승리했음에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며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