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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스파링에서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탭을 안치려고 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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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스파링에서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탭을 안치려고 하는 당신에게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1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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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바로 탭 아웃을 받으내는 조상희 Ⓒ정성욱 기자
암바로 탭 아웃을 받으내는 조상희 Ⓒ정성욱 기자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어느 도장에 반드시 있는 유형중 하나의 유형은, 탭을 절대로 치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탭을 치지 않는 사람은 방어가 좋은 사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기술이 완벽하게 걸린 위험한 상황에도 탭을 치지 않는 사람들이다.

탭 타이밍이 늦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다. 완벽하게 기술이 걸렸음에도 탭을 치지 않는 사람들은 보통 매트 위에서의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흰띠-파린띠의 초심자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관장님들의 가르침을 통해 탭의 중요성을 깨닫지만, 가끔은 그런 가르침과 별개로 제자 본인의 에고(EGO)가 특별한 경우들도 있다. 

나는 회사생활에 지장을 받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최우선으로 갖고 있기에 도장에서는 탭 타이밍이 굉장히 빠른 편이다. 사실상 캐치만 제대로 나왔다 싶으면 바로 입으로든, 손으로든 항복 선언을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종종 상대방의 본의가 아니게 내가 다치기도 한다. 나 역시 본의 아니게 운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부상 주고 때론 내가 부상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이라고 하면 "저런 상황을 안만들게 노력해야지"도 있지만, 역시 "탭을 더 빨리치자"라는 점이었다. 

탭의 타이밍이 늦은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의 팔이 펴져있거나 이미 꺾이고 있음에도 상당히 위험하게 버티다가 통증이 왔을때 탭을 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이런 경우 대부분 본인의 손해다. 매트 위에서의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부상이 심각할경우 정말 되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특히 인대나 주요 관절은 손상으로 이어지면 회복하더라도 평생 후유증으로 남게 된다. 

경기중에 많은 선수들이 탭을 치지않고 경기를 마무리하고는 한다. 아주 유명한 경기인 자카레와 호저의 월드챔피언십 결승은, 아직도 회자가 되고있는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호저는 암바로 자카레의 팔을 부러뜨렸고, 자카레는 한손으로 스탠딩싸움을 지속해서 결국 우승을 따냈다. 

마이키 무스메시의 누이인 타미 무스메시는 미셸 니콜리니에게 팔이 부러졌지만 탭을 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결국 패배했고, 호물로 바할 역시 패트릭 가우디오의 토홀드에 발이 부러졌지만 탭을 치지않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선수들의 정신력은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지만, 나는 주짓수 수련생들의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한 본보기라고 생각한다.   

저런 월드 클래스급 경기에서야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우리에게 주짓수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즐겁게 땀을 흘리며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방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팔이 부러지고 무릎이 돌아가는 고통을 참아내면서 상대방보다 내가 자존심이 더 강함을 증명하는게 수련자의 주짓수 실력에 향상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자존심을 증명하는게 대체 내가 재밌어서 하고싶어하는 주짓수에 무슨 필요가 있단말인가. 

필수적으로 도장에 존재하는 유형의 수련생인 만큼, 우리는 앞으로도 수없이 탭을 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날것이다. 관장님들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도가 필요한 케이스이고, 수련생들 입장에서도 매우 조심해야 하는 유형의 수련생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을 바꿀수 있는건, 결국 본인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는것에서 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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