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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050] 리뷰 : 로드는 바로 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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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050] 리뷰 : 로드는 바로 이 맛
  • 유 하람
  • 승인 2018.11.06 0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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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FC 050 포스터

[랭크5=유하람 기자] 자초한 부분도 있지만 로드FC의 이미지는 필요 이상으로 안 좋은 편이다. '길거리FC' 프레임부터 있지도 않은 조작 논란까지. 아마추어리그부터 뚜렷한 2군 운영 등 탄탄한 체계를 갖췄을 뿐더러 벌써 50번째 정규 이벤트를 개최할 만큼 뚜렷한 상업적 성과까지 내고 있는 단체치곤 대접을 영 못 받는 게 사실이다. 주최측이 주장하는 대로 '아시아 넘버원'은 아니어도 이 정도면 한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단체이며, 세계 무대로 눈을 돌려봐도 중소단체 중엔 상당히 튼실한 편이다. 그리고 지난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50은 '그래도 로드가 이 정도는 된다'고 다시금 느낄 수 있는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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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이벤트 C 최무겸 VS 이정영

"이게 타이틀전이지"
- 비굴하지 않았던 전 챔프, 강력했던 신 챔프
평점 : ★★★★

메인이벤트에서는 전날 있었던 맥스FC 15 메인이벤트에 자극이라도 받았는지 역시 테크니컬한 경량급 명승부가 펼쳐졌다. 정확히 상대 안면만 콕콕 찍어내는 최무겸, 1회전 거리싸움에서 참패하고도 기세가 꺾이기는 커녕 더 돌격해 끝내 뚫어버리는 이정영, 안면이 뭉개지고도 놀라운 위기대처능력과 정신력으로 살아남는 최무겸, 벨트가 눈앞에 다가왔음에도 흥분하지 않고 끝까지 이기는 싸움을 하는 이정영... 로드FC 페더급이 이 정도로 대단했던가 싶을 정도로 눈이 즐거운 순간이 계속됐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경기를 앞둔 상태에서 한 은퇴 예고가 최무겸에게는 독이 되지 않았나 싶다. 최무겸이 '노잼'이라 불리면서도 로드FC 대표 장수 챔피언으로 군림한 이유는 필요한 만큼만 들어가는 안정지향 타격운영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최무겸은 유독 공격에 적극적이었고, 덕분에 이정영은 역전할 기회를 좀 더 빨리 잡을 수 있었다. 최무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마지막이니 불사르자'라는 심리가 작용한 듯하다.

물론 보는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선택이었다. 젊고 터프한 신인이 은퇴하는 챔피언에게 왕좌를 물려받는 그림도 그렇고 경기 자체도 예상보다 훨씬 화끈하게 흘러갔으니 말이다. 또, 그런 극한의 상황까지 스스로를 몰아갔기에 '파이터 최무겸'의 마지막 투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역사는 쓰여졌다. 단체 사상 최연소 챔피언은 최장기간 챔피언을 끌어내렸다. 과정 역시 화끈했다. 다시 말하지만 기술을 씹어먹는 도전자의 패기와 끝까지 그를 버텨내는 챔피언의 관록과 투혼은 정말 경이로웠다. 두 선수는 로드FC 050라는 대회의, 나아가 로드FC 페더급의 격을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을지언정 박수 받지 못할 선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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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메인이벤트 최무배 VS 후지타 카즈유키

"폭풍간지 후지타"
- 그가 아직 현역인 이유
평점 : ★★★☆

백전노장 더비, 비칭 '노인정 매치'는 중소단체의 영원한 딜레마다. 이름값은 탐나지만 경기력은 절대 보장 못하니 주최측 입장에서는 항상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후지타 카즈유키는 10년 전패라는 처참한 기록을 세우면서도 은퇴하지 않은 이유를 몸소 보여주며 베테랑의 품격을 증명했다. '은퇴나 하라'는 조롱을 뒤로하고 그는 18년 전 전성기 때처럼 두려움 없이 걸어들어가 상대를 때려눕혔다. 후지타의 전성기를 영상 자료로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전율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물론 그 '늙은 후지타'에게 처참히 무너진 최무배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다. 글쎄. 솔직히 경기력을 논하기 민망한 구석이 있기는 하다. 아프리카 중계방 채팅창을 '뎀프시롤'로 도배하게 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커다란 위빙, 셋업과 디펜스란 없는 타격, 그럼에도 사용하지 않는 레슬링까지. 최무배는 이날 뭔가 제대로 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타격으로 자꾸 싸우면 큰 일 난다"던 권아솔의 경고만 눈앞에 아른거렸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무배가 영건스로 내려갈 실력인가. 또 그것도 아니다. 현실적으로 한국 헤비급에서 '최무배는 100% 이긴다'는 선수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젊은 토종 파이터 중 그래도 한 가닥 하는 심건오와 최무배가 붙는다면 누가 이길까. 심건오가 이긴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무슨 소린가 하면 결국 메인 무대에 올라올 사람들이 올라와 한 명은 이기고 한 명은 졌다는 말이다. 그것도 아주 시원한 그림으로. 최무배를 얼싸 안고는 승자 인터뷰에서 걸걸한 목소리로 "나이 들어도 우린 싸울 수 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말라!"고 포효하던 후지타를 떠올려보자. 감동이지 않은가. 그러니 '노인정 매치에서 진 최무배'가 아닌 '베테랑 대결에서 승리한 후지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여운 있게 즐길 만한 경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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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홍영기 VS 나카무라 코지

"?"
-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평점 : ★☆

꼬였다. 홍영기는 고향에서 싸우는 만큼 화끈하게 싸우려고 했고 코지도 코지대로 투쟁심이 넘쳤다. 당최 킥을 시원시원하게 차는 타격가끼리 만난 만큼 화려한 스탠딩 공방이 펼쳐지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상성이란 1+1을 10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10+10을 1로 만들기도 한다. 이 경기가 딱 그랬다. 로블로만 네댓번, 카드가 두 장이 나왔고 양 선수 모두 갑갑함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홍영기가 이기긴 했지만 본인부터 승자인터뷰에서도 표정이 굳은 채 "실망시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잘못한 사람은 없지만 모두가 패자가 된 안타까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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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한이문 VS 유재남

"형은 또 왜 그래"
- 너무 체면 구긴 한이문
평점 : ★★

'탭 논란'을 떠나서 한이문은 분명히 굉장했다. 2년 반 만에 돌아와서는 유재남 정도 되는 선수를 타격에서 농락한 끝에 하체관절기로 끝내는 모습은 놀라웠다. 주먹이 운다 출연 이후 한참을 속된 말로 '죽쒔지만' 드디어 재능이 빛을 발하나 싶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 그는 이 생각이 민망해질 만큼 무력하게 패하고 말았다. 대놓고 노리는 유재남의 오버핸드 라이트에 연달아 턱이 들리질 않나, 카운터 몇 번 맞으니 들어가지도 못하다 블루카드 받질 않나. 결국 목을 헌납 테이크다운으로 자멸하는 모습은 1차전과 같은 선수인가 의심될 정도였다.

1차전에서 110초 만에 무릎 꿇은 상대를 전방위로 압살한 유재남의 발전과 전략수행 능력은 대단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한이문이 너무 못했다. 칼 같이 상대 거리를 잘라먹던 잽은 실종됐고 상대를 주눅들게 만드는 자신감도 사라졌다. 단순히 '안 되는 날'이었다는 정도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경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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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심유리 VS 임소희

"식상한 스토리, 다이나믹한 결과"
- 타격 지니어스면 레슬링하면 안 돼?
평점 : ★★★

타 종목에서 싸웠던 선수끼리 종합격투기에서 다시 만난다. 정말 잊을만 하면 한 번씩은 나오는, 뻔한데 보게 되는 시나리오다. 일단 '~가 ~를 이미 이겨봤대!'라는 한 마디로 스토리텔링이 되기 때문이다. 정작 그 선수들이 만났다는 옛 종목 경기를 찾아보는 사람은 손에 꼽지만. 종합격투기 경력은 일천했던 패트릭 커민스가 이미 스트라이크포스를 정복한 다니엘 코미어에게 라이벌처럼 포장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 있다.

그리고 심유리 대 임소희는 나름의 맺고 끊음이 분명했던 각본으로 남을 듯하다. 첫 만남에서 국가대표 타이틀을 빼앗긴 심유리가 절치부심해 종합격투기에서 압살해버리는 소년만화 같은 결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타격 지니어스'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심유리는 박진감 넘치는 레슬링 운영으로 임소희를 찌그러뜨렸다. 전개가 예상 밖이기도 했고 타이트하게 상대의 중심을 끊임없이 흔드는 심유리가 인상 깊어서라도 재밌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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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매치 심건오 VS 허재혁

"잭팟"
- 심건오 1승, 허재혁 1패, 김재훈 2패
평점 : ★★★☆

기술 수준이 낮아서일까. 이상하리만치 한국 헤비급 파이터 치고 끝내 개그 캐릭터가 되지 않는 선수가 없다. 초반 '괴물 레슬러'로 주목받았던 심건오도 최홍만-김민수부터 내려오는 이 계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카를로스 도요타와 크리스 바넷에게 장렬히 KO 당한 뒤 심건오는 '그냥 덩치'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거기다 인터넷 개인방송에서의 연달은 실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이미지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그런 그가 드디어 한 건 했다. 데뷔 이래 이기면 고전 혹은 탈진, 지면 시원한 KO를 기록했던 심건오가 깔끔한 초살승을 거뒀다. 이젠 레슬링 좀 하겠다는 사전 인터뷰는 연막이었다는 듯 타격전에서 맞불을 놓아 허재혁을 실신시켰다. 이전부터 슬슬 재미를 보던 두 팔로 밀치고 달려들어 때리는 패턴을 이번엔 KO까지 연결했다. 주먹이 운다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의 '포스'가 얼핏 보이기도 했다. 이로서 약간이나마 그를 따라다니던 개그 기믹이 희석이 될 수 있을까. 이와 별개로 입장곡을 직접 부르는 게 가장 인상깊었던 허재혁과 그 허재혁에게 역전승을 헌납한 헤비급 개그 캐릭터의 끝판왕(?) 김재훈에게는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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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로드는 바로 이 맛"
- 탄탄한 경량급, 화끈한 중량급, 멋있는 베테랑, 하자 있는 틈새상품

다시 말하지만 로드FC는 결코 만만한 단체가 아니다. 가끔 어처구니 없는 대진이나 저질 경기력으로 사람을 놀래키긴 하지만 선수를 꾸준히 길러내고 재발굴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 경량급은 탄탄하고 중량급은 화끈하며, 베테랑은 멋있다. 틈새상품이 하자인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그 역시 로드FC를 보는 맛 중 하나 아니겠는가. 그동안 간판 파이터 중 하나로 활약했던 최무겸이 불사른 투혼, 믿고 기다려준 끝에 결국 한 방 터뜨린 심건오, 왜 데려왔냐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역시 멋있는 그림을 만들어낸 후지타 등을 보자. 1류 대회라고는 못해도, 로드FC기에 보게 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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