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이무현 기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다.
대표은 3일, 카타르 일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1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경기에서 벤투호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김진수, 권경원, 김민환, 김영권이 수비 라인에 섰고, 황인범과 정우영이 중원을 책임졌다. 조규성, 이강인, 손흥민이 공격 라인을 형성하고, 조규성이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김민재와 황희찬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서는 포르투갈은 4-1-4-1 포메이션을 기용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전방에서 서고, 히카르두 오르타, 마테우스 누네스, 바티아스 비냐, 주앙 마리우가 2선에 포진했다. 후벵 네베스가 뒤를 받치고, 디오구 달로트, 페페, 안토니우 실바, 주앙 칸셀루로 포백라인을 구성했다. 1·2차전에서 우수한 활약을 펼친 공격수 부루누 페르난데스, 주앙 펠릭스와 수비수 후벵 디아스는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은 전반 5분 선취점을 허용했다. 포르투갈은 빠른 측면 침투로 한국을 압박했다. 수비수 김진수가 디오고 달롯과의 몸싸움에서 밀려나자 낮고 빠른 크로스를 패널티 박스 안으로 연결했다. 공을 잡은 히카르두 오르타가 침착하게 슈팅을 때렸고,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헌납한 한국은 전반 15분, 한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코너킥을 얻어냈다. 조규성의 머리에 맞고 굴절된 공을 김진수가 골로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효가 됐다.
이후 막강한 포르투갈 수비에 기세를 펴지 못했던 한국은 전반. 27분,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린 크로스가 호날두의 몸을 맞고 골문 앞에 떨어지자 김영권이 지체 없는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을 이끌었던 김영권이 다시 한 번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한국은 전반 34분과 40분, 달로트의 중거리슛과 호날두의 헤딩 슛 등 포르투갈의 막강한 공격에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김승규가 선방으로 방어해내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 분위기는 팽팽했다. 포르투갈과 한국이 서로 공격권을 주고받았다. 유효 슈팅이 쉽사리 나오지 못했다. 양 팀 수비수들의 결정력이 빛났다.
이렇다 할 찬스가 나오지 않자 한국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0분, 그간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황희찬을 이재성과 교체했다. 36분에는 황의조와 손준호를 동시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2명의 공격수를 투입하며 포르투갈의 골문을 노린 한국은 추가시간에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렸다.
포르투갈의 공을 가로챈 손흥민이 빠른 드리블로 문전 앞까지 질주했고, 페널티 박스로 침투한 황희찬에게 패스를 건넸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황희찬의 슈팅이 상대의 골문을 가르며, 짜릿한 역전골을 만들었다.
황희찬의 득점 이후에도 한국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H조 1위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꺾는 ‘도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끝나고 약 10분 뒤, 우루과이가 가나를 2-0으로 이기며 한국은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