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5=유하람 기자] '샷건' 손도건(27, MOB)이 승리를 거머쥐긴 했으나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손도건은 "두 번째 태클쯤 무릎인대에 소리가 나고 통증이 나타났다. 때문에 조급해지고 다소 흥분해 여유 없는 경기를 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TFC 19'에서 손도건은 대체 출전한 금경언(22, 왕호MMA)을 상대로 2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을 따냈다.
당초 손도건은 강자 렉스 데 라라(36, 필리핀)와 격돌할 예정이었으나 라라의 개인사정으로 출전이 무산됐다.
손도건은 "상대가 바뀌기 전 여러 패턴들, 그리고 운영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반복했다. 그러나 상대가 바뀌고 왼손인지, 오른손 스탠스인지도 모르고 경기에 나서니 초반에 좀 흐름을 읽고 싶었다"고 말했다.
금경언은 예상과 달리 전진압박을 펼쳤다. 경기를 철저히 준비한 손도건은 예상치 못한 패턴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린 뒤 특유의 원거리 타격을 꾸준히 꽂아 넣었고, 그라운드에서 우위를 점하며 포인트를 쌓아나갔다.
2라운드에서 금경언은 원레그 테이크다운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간파한 손도건은 일찌감치 발을 빼내며 그라운드 싸움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반부턴 손도건의 연이은 묵직한 보디펀치에 금경언은 인상을 찌푸리며 드러눕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기 종료부저까지 버텨냈다.
"금경언에게 경기에 응해줘서 감사하단 말과 용기 있는 선택에 존중을 나타내고 싶다"라는 손도건은 "나라면 과연 하루 전에 출전한다고 결정할 수 있을까. 어려운 선택이었을 거 같다. 우리 MOB 팀원들에게 언제나 자신의 일처럼, 우리의 일처럼 생각해줘서 감사하고, 이 팀에 있다는 것에 너무나 자랑스럽다. 나 또한 그 일원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손도건은 TFC 페더급 챔피언 최승우와 같은 팀 동료다. 최승우와 마찬가지로 낙무아이(무에타이 선수) 출신으로 다이내믹한 타격이 장점이다. MOB에는 국가대표 복서 김민욱이 복싱 세미나를 진행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손도건의 펀치 역시 날이 갈수록 향상하고 있다.
2015년 8월 TFC를 통해 데뷔한 손도건은 안정현, 이준용에게 졌지만 전형주, 도선욱을 연달아 제압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코치 일에 전념하며 케이지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준비기간 동안 각 분야별 코치들과 훈련을 했다. 복싱, 킥복싱, 주짓수, 전체적인 종합격투기 훈련, 그리고 회복까지. 나에게 과분할 정도로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훈련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2년의 공백을 잊을 만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끝으로 손도건은 "우선 무릎부상을 치료할 것이다. 나에게 아쉬운 경기였다. 천천히 생각하고 싶다. 느낀 점도 많았고 좀 더 선수로서 성숙해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