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이무현 기자] 월드컵 사상 최초로 여성 심판이 경기를 진행한다.
지난 23일, 폴란드와 멕시코의 경기에서 대기심으로 나섰던 스테파니 프라파르(프랑스)가 2일 열리는 코스타리카와 독일의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주심’으로 출전한다.
프라파르와 함께 여성 심판 네우자 백(브라질)과 카렌 디아스(멕시코)도 부심으로 출전해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월드컵 사상 여성으로만 이뤄진 심판진이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파르는 지난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 자격증을 딴 뒤 2019년 여성 최초로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의 심판이 됐다. 2020년 12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 주심으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G조 네덜란드 라트비아전에서 주심을 맡은 뒤, 이번 경기에서 휘슬을 불게 되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코스타리카와 독일의 조별리그 3차전은 두 팀의 16강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 만큼, 심판진의 공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의 운명이 걸린 일전을 앞둔 감독과 선수들은 여성 심판진의 출전을 환영했다. 이들의 성과와 업적을 볼 때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타리카 루이스 페르난도 수아레스 감독은 “긍정적인 발걸음이다. 프라파르가 월드컵 본선 최초의 여성 심판으로 임명된 것은 성차별적 스포츠를 하는 여성들에게 한 걸음 나아간 행위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미드필더 셀소 보르헤스도 “전 세계 여성들에게 대단한 성과다. 그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독일의 한지 플릭 감독 역시 “프라파르를 100% 신뢰한다. 그는 월드컵 무대를 밟을 자격이 있다. 프라파르가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한편, FIFA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처음으로 6명(주심3명, 부심3명)의 여성 심판을 기용했다. 프라파르와 함께 선정된 살리마 무칸상가(르완다), 야마시타 요시다(일본) 주심도 곧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피에루이지 콜리나 심판위원장은 “피파는 수년 전부터 남자 주니어 및 시니어 대회에 여성 심판을 배정한 것을 시작으로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심판을 선발함으로써 남녀평등의 긴 과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 대회에서 여성 심판을 선발하는 것이 더는 놀라운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피파는 성별이 아니라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