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주짓수 수련자이다 보니, 아무래도 주짓수를 수련하는 선수들의 종합격투기 출전에 관심이 많다. 종합격투기에서 본인의 주짓수를 어떻게 나타내는지를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응원한다. 최근 많은 주짓수 선수들이 종합격투기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호베르토 사토시, 크론 그레이시, 라이언 홀, 게리 토논 등이 있다.
이 선수들은 완전히 주짓수를 배경으로 싸우는 선수들이다. 그런 와중에 타격까지 나쁘지 않게 구사를 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짓수 선수중 종합격투기에 "완전히" 적응한 선수는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베우둠이라고 생각한다.
탑, 가드에 전부 능하며 레슬링은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 타격도 좋다. K-1 출신의 타격가인 마크 헌트를 니킥으로 KO시키는걸 보면, 충분히 상위권이라고 할만 하다. 41살의 나이에 노쇠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나는 베우둠을 현재 종합격투기에서 최고의 주짓떼로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동안 내가 "이 선수는 UFC에서도 정말 잘할것 같다" 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몇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호돌포 비에이라(29)와 부셰샤였다. 호돌포는 성공적으로 종합격투기에 데뷔했고, 타격에 당황하는 몇몇 장면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아주 훌륭하게 적응하며 5연승을 달려 왔다. 타격을 허용하는 듯하면서도 상대방을 어떻게든 그라운드에 넘어뜨려 놓고, 다시 일어서더라도 끈적하게 끌고 내려와 본인이 하고싶은 게임을 하는 모습은 나의 기대를 한층 더 올리는 부분이었다.
그런 호돌포가 마침내 UFC에 참전하게 되었다. 먼저 UFC에 데뷔한 크론 그레이시의 지난 시합들을 살펴보면 압도적인 레슬링을 보여준 적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가드로 먼저 끌고 내려가서 상대를 잠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정말 탑에서의 방어가 좋은 레슬러들을 만날 경우 위험할수 있지 않을까 자주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호돌포의 경우는 그 반대이다. 상대방과 적당히 타격을 섞다가, 기회가 생기면 압도적인 레슬링으로 상대방을 그라운드에 눕힌다. 호돌포의 탑게임에 등을 댄 상대는 체력이 매우 쉽게 고갈되고, 그러고나면 바로 서브미션으로 연결되는 형태의 게임이 진행된다.
마치 예전의 프라이드 FC 시절의 파울로 필리호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다. 프라이드 웰터급 (당시 프라이드는 83kg급을 웰터급으로 지칭했다)에서 경이롭기 까지 한 압도적인 레슬링과 압박으로 모든 상대를 제압해 나갔다. 대부분의 상대들이 같은 공식에서 끝이났다. 테이크다운을 당하고, 등을 대고 눕고, 불리한 포지션을 뺏긴 다음 살아남아서 판정패하거나, 혹은 살아남지 못하고 서브미션을 당하거나. 나는 호돌포나 부셰샤가 UFC에 데뷔하면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해왔다.
다만 걱정이 되는 부분이 역시 파울로 필리호가 차엘 소넨에게 그랬던 것 처럼, 정말 압도적인 힘과 서브미션 방어를 자랑하는 레슬러를 만나도 본인의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까 하는 부분이다. 파울로 필리호는 차엘 소넨과 1차전에서 계속 깔려서 두들겨 맞다가 (아마 본인의 커리어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었던것 같다) 역전 암바승을 했고, 2차전에서는 맥없이 준비 안된 모습으로 나타나 판정패했다. 물론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ADCC 우승에 빛나는 호돌포의 그래플링은 레슬러들을 상대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마침내 나의 기대가 현실이 되어, 호돌포는 8월 폴란드의 오스카 피에쵸타와 UFC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부디 무사히 데뷔전을 치루고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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