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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40대 테세이라-알롭스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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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40대 테세이라-알롭스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유병학 기자
  • 승인 2020.11.12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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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버 테세이라 Ⓒ인스타그램
글로버 테세이라 Ⓒ인스타그램

[랭크5=류병학 기자] 불혹(不惑),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회춘(回春), 노년기-장년기의 하천이 다시 침식력을 회복하여 하저를 침식하고 유년기의 성질을 띠는 현상.

스포츠 선수에게 나이 마흔은 '환갑'과도 같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수는 이 나이가 되기 전 은퇴하거나 퇴화된 모습을 보이는데, 그중 아주 극히 일부 선수들은 세월을 거스르는 마법을 보여준다.

올 하반기 UFC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스타는 놀랍게도 40대 노장들이다. 이젠 '운동선수 할아버지' 소리를 들어야 할 이들이 최고의 기량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 UFC 라이트헤비급 공식 랭킹 3위 글로버 테세이라(41, 브라질)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띈다. 지난 8일 'UFC on ESPN 17'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1위 티아고 산토스를 격침시키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말 그대로 회춘(回春)이다. 지난해부터 패하지 않고 5연승을 질주하며 톱 컨텐더에 올랐다. 이번 승리로 여러 기록을 갱신했다.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가장 많은 피니시 승(12회)을 따낸, UFC 사상 최초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 5연승을 거둔 파이터가 됐다.

2014년 존 존스에게 진 뒤 약 6년 만에 재차 타이틀전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인간승리다. 그는 산토스를 꺾은 직후 "노장인 내가 신성들을 상대로 5연승을 거뒀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200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의 총 전적은 32승 7패.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의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41, 벨라루스) 또한 나이를 잊고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1999년부터 꾸준히 경기를 치러온 그는 50번 이상을 싸우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2000년대 초반 UFC 헤비급에서 활동하며 페드로 히조, 팀 실비아와 함께 흥행을 이끌어나갔다.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2014년 UFC 재입성에 성공했다. 브렌든 샤웁, 안토니오 실바, 트래비스 브라운, 프랭크 미어에게 4연속 승리를 거두며 톱 컨텐더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5연패했고, 승과 패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의 행보를 걸어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케이지에 오른 그는 최근 2연승을 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두 선수는 헤드 코치직을 수락할 정도의 나이에 노익장을 과시하며 많은 격투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그들이 UFC에서 남긴 업적만 보더라도 입이 벌어진다. 고령의 종합격투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토록 훌륭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중반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스포츠는 최고의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그럼에도 노장 중의 노장들인 40대 회춘 스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고 심리, 정신적인 요인의 변화가 선수 생명 연장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40대 돌풍은 앞으로도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격투계에서 노장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풍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가 허용되는 종합격투기에서 타격보다 그래플링에서 피니시를 시키는 경우가 더 많다. 노장들은 관록, 노련미를 바탕으로 능수능란하게 기술을 구사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다져진 체계적인 생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개인 수양에 힘쓰고 있다. 팔팔한 열정을 바탕으로 UFC 터줏대감들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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