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3 21:19 (토)
실시간
핫뉴스
[정성훈 칼럼] 기대만큼 실망도 컸던 스파이더의 레슬링 vs 주짓수 2
상태바
[정성훈 칼럼] 기대만큼 실망도 컸던 스파이더의 레슬링 vs 주짓수 2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22 0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파이더 주짓수 대회 전경
스파이더 주짓수 대회 전경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이전 칼럼에서 주짓떼로 장인성과 레슬러 공병민이 스파이더 대회에서 펼친 경기를 다룬적이 있었다. 당시 너무나 즐겁게 경기를 관람했었기에 자연스럽게 "다음은?" 이라는 질문이 따라왔었다. 스파이더의 모든 경기들은 국내 혹은 해외의 탑클래스 주짓떼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대감은 더 커져갈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봐왔던 탑 클래스 선수들간의 별들의 전쟁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의미도 컸지만, 이러한 스파이더의 '이종 그래플링'간의 경기 시도에 높은 평가를 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리고 어떠한 경기가 다음 스파이더에서 열리게 될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왔다. 

주짓수 국가대표 vs 레슬링 국가대표의 매치인 성기라 vs 최지애가 발표되었을때 기대감에 어울리는 매치라고 생각을 했고, 이전 장인성과 공병민의 매치처럼 가볍지 않은 진검승부가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당시 봤던 '레슬링 대 주짓수'의 승부는 그야말로 격투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질만한 이종 그래플링 그 자체의 그림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주짓수가 레슬링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레슬링이 주짓수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에서 장인성과 공병민은 각자의 영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공병민은 현재 경량급 국내 최강으로 평가받는 장인성과 주짓수 룰의 게임에서 동물적인 서브미션 탈출을 보여주는 등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스파이더의 성기라 vs 최지애의 경기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인지, 나는 레슬링 경기에 크게 관심이 없음애도 불구하고 예전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으로 최지애의 경기를 본적이 있었다. 당시 경기는 결승전이었는데, 최지애는 탄탄한 게임으로 박빙의 승부에서 점수로는 간발의 차였지만.

레슬링 룰에서야 밸런스가 깨질수 있겠지만, 정확하게 주짓수 룰과 서브미션 방어에 숙지가 된 레슬러에게는 주짓떼로가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병민은 탭을 치긴 했지만 몇 번의 하체관절기 시도에 능숙하게 몸을 회전시키며 탈출해 나가는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있었기에, 이번 최지애 역시 마찬가지로 비록 주짓수 룰이지만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내 개인적인 예측으로도, 장인성과 달리 하체관절기 게임보다는 스윕과 탑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성기라가 주짓수 룰 안에서는 이길 가능성이 훨씬크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스윕은 안되더라도 터틀가드 포지션에서 백포지션으로 이어지는 그림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 포지션을 점유한 성기라
백 포지션을 점유한 성기라

그런데 막상 경기는 너무나 아쉬운 그림이 나왔다. 최지애는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한팔 업어치기를 시도했고, 다음 동작이 매끄러운 연결이 아닌 바로 터틀에서의 고착상황으로 들어가버렸다. 너무나 당연한 찬스에 성기라는 바로 백포지션을 잡았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탭을 받을수 있는 찬스를 여러번 잡았다. 최지애 선수는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몸을 뒤집어 탑 포지션을 차지한다던가 하는 동작은 나오지 않았고, 목에 들어오는 초크를 방어하는데 경기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해야만 했다. 결국 한참이 지나 경기 후반 성기라가 가드로 갔지만, 여전히 삼각 찬스의 각도가 여러번 나왔고, 결국은 종료 직전에는 삼각까지 걸리고 말았다. 이쯤되면 개인적으로는 암바 등 서브미션에 익숙하지가 않은 최지애가 부상을 당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해질 지경이었다.

예전 이재성의 경기, 공병민의 경기에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탓이었을까. 이번 레슬링 vs 주짓수의 경기는 너무나 내 개인적으로 아쉽게 다가왔다. 물론, 스파이더의 이러한 시도에는 정말 대 환영이다. 이러한 교류가 계속되는 것은 정말 주짓수에도 레슬링에도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어렵더라도, 레슬러를 주짓수 경기에 세워야만 한다면 최소한 서브미션과 이스케이프의 이해는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 명의 팬으로서, 단순한 레슬링 대 주짓수의 결과를 보고 싶은것이 아닌, 선수들간의 무기를 겨루는 진검승부를 보고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