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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주짓수 대 레슬링! 스파이더 레슬링 챔피언십 스페셜매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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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주짓수 대 레슬링! 스파이더 레슬링 챔피언십 스페셜매치 후기
  • 정성훈
  • 승인 2019.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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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레슬링 오픈 챔피언십, 공병민vs장인성©박종혁 기자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유도와 주짓수 만큼이나 레슬링과 주짓수 역시 떼놓을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노기 그래플링에서 레슬링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ADCC 같은 세계적인 규모의 시합에서는 결승경기에서 셀프가드의 경우 패널티를 줄 정도로 레슬러들을 위한 룰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까지는 레슬러들 보다는 필리핀 페나, 고든 라이언, 멘데스 형제, JT토레스, 크론 그레이시 등 순수 주짓떼로들이 우승을 하고 있지만 향후에 압도적인 레슬링을 바탕으로 한 주짓떼로들의 등장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몇 주 전 칼럼에서 DJ 잭슨과 공병민 선수의 시합을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었는데, DJ 잭슨의 부상으로 인하여 와이어 주짓수의 장인성이 대체선수로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대회전에는 조금 김이빠진감이 없지않아 있다. 압도적인 레슬링을 주짓수에서 활용하는 DJ잭슨이 실제 레슬링에서는 어떤모습을 보일까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간과한점은 스페셜 매치의 룰이 1라운드는 레슳링, 2라운드는 그래플링 룰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시합 당일, 내 예상은 완전히 깨졌다. 오히려 DJ잭슨은 레슬러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전 마크 부조빅 선수와 이재성 선수가 시합을 했던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고 할까. 한편 장인성 선수는 역시 레슬러인 AJ 아가잠의 싱글렉 테이크다운을 막아낼 정도로 좋은 밸런스를 가진 선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안 게임 메달리스트 공병민 선수는 격차를 보여주며 1회전 레슬링에서 2분 30초만에 테크니컬 폴을 빼앗아 승리했다. 가드에 익숙한 장인성 선수는 엉덩이가 닿은 포지션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하고 내내 고전하다가 패배했다.

 

그런데 내가 주목한건 2라운드, 그래플링 룰에서였다. 장인성 선수는 셀프가드로 가지 않고 스탠딩에서 공병민 선수와 다시 맞섰다. 결국 실점을 했고, 경기 후반 1분이 남을때까지 공병민 선수는 계속해서 점수 격차를 유지했다. 그리고 위협적인 토홀드 시도도 나왔지만, 역시 몸을 “사용할줄 아는” 레슬러는 몸을 회전시켜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후반 니바를 허용하면서 패배하긴 했지만, 왜 엘리트 레슬러인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엘리트 레슬러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주짓수를 수련하면 얼마나 무서운 무기로 레슬링을 활용할수 있는가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전에 왕기춘, 조준호 선수가 주짓수 시합에 출전한다고 했을 때 굉장한 존경심을 느꼈다. 유도 세계 탑3안에 들었던 선수들이 그 수많은 시선을 뒤로 하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주짓수 시합에 참여해서 싸운 것은 정말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공병민 선수도 마찬가지이다. 아마 처음 관절기가 포함된 스페셜 매치 룰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을 때 부담감을 느꼈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훌륭하게 시합에서 국내 최고의 블랙벨트중 한명인 장인성 선수와 싸웠고, 시합 후반까지는 우세하게 경기를 끌어나갔다.

두선수 모두 다 이겼고, 두선수 모두 다 졌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 경기를 두 선수 모두 승리한 경기로만 기억하고 싶다. 앞으로도 타 종목의 선수들과 스페셜 매치 룰로 벌어지는 시합을 스파이더에서 계속해서 보여주기를 고대한다.

pivada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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