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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고독한 유술가' 나카이 유키, 그의 '위대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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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고독한 유술가' 나카이 유키, 그의 '위대한' 행보
  • 정성욱
  • 승인 2019.05.07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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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이 유키 ©정성욱 기자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전일본 주짓수 협회장(JBJJF), 파라에스트라의 창시자인 나카이 유키(48, 일본)는 주짓수를 수련한 사람들이라면, 또 힉슨 그레이시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이 사람이 얼마나 위대한지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다. 이번 글에선 일본 첫 브라질리안 주짓수(BJJ) 검은 띠이자 일본 주짓수의 영웅으로 불리는 나카이 유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1995년 일본에서 열린 발리투도 저팬(Vale-Tudo Japan). 당시 토너먼트에 참가하던 시점의 나카이 유키는 주짓수가 뛰어난 인물은 아니었다. 그저 유도를 바탕으로 종합격투기를 수련한 원초적인 파이터에 가까웠다. 이 날-악명높은 무체급 무규칙 토너먼트에서 가장 작은 체구를 가졌던 일본인의 미래는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제라드 고르듀를 상대로 싸우다 수차례 눈을 찔린 나카이는 그런 열악한 상황에도에도 힐훅으로 승리하고, 2회전에서도 100키로가 넘는 거구의 크레익 핏맨을 상대로 암바로 승리한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바로 '300전 무패'의 신화 힉슨 그레이시와 만난다.





힉슨은 나카이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링 위에 서있는 나카이는 양쪽 눈이 부은채로 완전히 감겨서 뜰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힉슨은 나카이를 때리지 않겠다고 선언, 두 선수는 오픈핑거 글러브를 끼고 링 위에 마주했으나 타격이 없이 시합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힉슨의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경기는 마무리 된다. 이날 나카이는 전 일본 종합격투기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한 쪽 눈의 시력을 영원히 상실한다. 슈토 챔피언이었던 나카이 유키는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종합격투기 선수생활에서 은퇴한다.

본인의 인터뷰에 따르면, 나카이는 힉슨과의 경기 이후 1년 정도 뒤, 1996년 일본 파이터 아사히 노보루가 호일러 그레이시에게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지는 것을 지켜보고 본격적으로 주짓수를 수련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리하여 주짓수 수련을 위해 해외 여러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으며 본인에겐 유도보다 주짓수가 잘 맞는다고 깨달았다고 한다.

본인의 인터뷰에 따르면 팬아메리카와 브라질에서 몇 차례 주짓수 대회에 참가해 경기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이후 카를로스 그레이시 주니어에게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검은 띠를 수여받은 나카이는 장 자크 마차도, 현재 트라이포스의 수장인 하야카와 미츠요시와 1대1 경기를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델라히바 가드의 창시자 델라히바의 은퇴전을 하기도 했다.





나카이 유키의 대단함은 그 제자들에게서 더 빛을 발했다.

파라에스트라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다수 배출됐다. 주짓수에선 IBJJF 일본 남자 성인 부분에서 월드 챔피언십 세계 3위에 오른 사사 유키노리를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사사 역시 자신의 제자 리카코 유아사를 여성 성인부 검은 띠 월드 챔피언으로 키워냈다. 종합격투기 선수로는 프라이드, 드림, 딥 등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원 챔피언십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챔피언 아오키 신야가 있다. 한국에는 직계 제자로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수장 전용재(41, 파라에스트라 코리아)관장이 있으며 스승과 마찬가지로 주짓수, 종합격투기 선수들을 길러내고 있다.

스파이더 주짓수 대회에 초청되어 최용원과 대결을 펼친 아오키 신야 ©정성욱 기자

최근 나카이 유키는 전일본주짓수협회장으로서 유도 선수들과 교류를 하는 등, 주짓수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주짓수를 가르치려 노력하고 있다. 힉슨과 대결했던 토너먼트 이후, 나카이는 일본 내에서 종합격투기에 대한 평판이 나빠지는것을 우려해 본인의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한참동안 감췄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일본에선 종합격투기 영웅 사쿠라바 가즈시가 등장하며 Pride FC 붐이 생겨났고 세기의 대전이라고 불렸던 예몔리야넨코 효도르와 미르코 크로캅의 경기를 볼수 있었다. 나아가 종합격투기 단체 Dream과 센코구, 현재 라이진까지 그 열기는 계속되고있다.

전용재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일본으로 건너가 나카이 유키의 제자가 됐다. 사진은 2007년 ADCC 일본 예선에 출전한 전용재 대표 ©정성욱 기자

나카이 유키가 보여준 것은 화려한 기술도, 압도적인 챔피언의 모습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삶은 그야말로 고독하면서도 위대한 유술가 자체였다고 생각한다.

pivada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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