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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09] 리뷰 : A-
  • 유 하람
  • 승인 2018.12.20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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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09 메인포스터

[랭크5=유하람 기자] 1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에서 열린 'AFC 09& 별들의 전쟁 SEASON 2'는 예상 외로 상당히 알찬 대회였다. 시작부터 초살 경기가 두 번 연속으로 터졌으며, 명현만/이민구/문기범은 이름값에 맞는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만약 메인이벤트까지도 그 기세가 이어졌다면 AFC 09는 연말 가장 눈이 즐거웠던 대회가 될 수도 있었다.

메인이벤트 : C 노재길 vs 모리키 카즈요시

"갑갑한 경기, 의문스러운 판정"
- 너무나 선량했던 카즈요시
평점 : ★★

메인이벤트에서는 노재길(39, 케이맥스 짐)이 모리키 카즈요시(26, 일본)를 꺾고 타이틀방어에 성공했다. 카즈요시는 가드를 바싹 올리고 로킥을 부지런히 섞어주며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노재길은 13살의 나이차에도 지치지 않고 잘 싸웠으나, 양상은 분명 불리했다. 하지만 승자는 노재길이었다. 판정단 중 한 심판은 29-29로 무승부를 줬지만, 다른 두 심판이 각각 30-26와 29-27로 챔피언 손을 들어주며 노재길이 승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노재길 본인도 아쉬운듯 "냉정히 오늘 내 모습은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편 카즈요시는 결과 발표 순간 짧게 표정에서 아쉬움이 스쳐지나갈 뿐 바로 승자에게 축하를 전했다. 충분히 이의를 제기하고 리매치를 요구할 수도 있었을 상황. 어쩌면 카즈요시는 과하게 선량했는지도 모른다.

준 메인이벤트 : 명현만 vs 자이로 쿠스노키

"명현만은 명현만"
- 괜히 임자 만난 쿠스노키
평점 : ★★★☆

자이로 쿠스노키(43, 브라질)는 운이 없었다. 상대가 부상이탈해서 한숨 돌리고 있었더니 더 난감한 선수가 들어왔다. 그것도 2015년 로드FC에서 종합격투기 룰로 이미 초살 KO를 당했던 명현만(33, 명현만멀티짐). 쿠스노키는 입식 룰로도 아주 스무스하게 40초 KO패를 당했다. 아마추어와 스파링하듯 손쉬운 승리를 거둔 명현만은 승자인터뷰에서 명현만은 “솔직히 한국 헤비급에 잘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임준수 선수와는 승패와 상관 없이 의미 있는 싸움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해도 허세 같지 않을 선수는 현시점에서 아마 명현만 뿐이지 않을까.




5경기 : 문기범 vs 이민구

"문기범의 재발견"
- 기술부터 위기관리까지, 역시 챔피언
평점 : ★★★☆

문기범(30, 팀 매드)이 원래 다소 과소평가 받는 감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다. 전 TFC 챔피언 이민구(27, 팀 마초)가 막판 1분을 제외하면 별 타격을 입히지도 못했다. 고개 박고 전진하면서도 펀치 교환에서 매번 이득보는 문기범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경기 직후엔 데미지 때문에 싸운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국내 단체도 이젠 챔피언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되는구나'하고 혀를 내두르게 했다.

4경기 : 송영재 vs 빅터 게오르그슨

"보기는 좋았던 투지"
- 하지만 결국엔 이겨야 장땡
평점 : ★★★

항상 투지가 넘치는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빅터 게오르그슨(27, 덴마크)은 투지만 넘쳤다. 송영재(23, 와일드 짐)가 질래야 질 수가 없을 만큼 기량 차이가 너무 현저했다. 2라운드 후반까지 버틴 게 용했다. 깔리고 얻어맞아도 꺾이지 않는 기개만큼은 좋았지만 결국 그것도 이겨야 멋있는 것 아니겠는가.

3경기 : 김률 vs 조비던 코제브

"노장은 이 맛"
- 경험의 후반
평점 : ★★☆

최근에도 번번이 입증되는 사실이지만 경험 많은 선수는 후반이 정말 무섭다. 초반에 좀 맞고 당해도 시간만 좀 지나면 금세 파해법을 찾는다. 11전 베테랑 김률(35, 팀 매드)도 그랬다. 초반 조비던 코제브(21, 타지키스탄)의 케이지 컨트롤에 고전하던 김률은 후반 로킥을 앞세운 타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만 2라운드 확실히 우위를 잡은 김에 피니시까지 노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2경기 : 김회길 vs 고석현

"본업은 본업"
- 체면 구길 일 없었던 고석현
평점 : ★★★

고석현(26, 팀 매드)은 만만한 선수가 아니다. 이제 갓 데뷔전을 치르는 피트니스 모델을 상대로 그에게 진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고석현은 겨우 42초 만에 경기를 마무리하고 내려왔다. 하필 첫 경기부터 그를 만난 김회길(29, 레드훅)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오프닝 매치 : 김정균 vs 김창두

"이 정도면 끝판왕, 인정!"
- 중량급다운 중량급의 등장
평점 : ★★★★

'끝판왕 파이터'는 이제 4전을 치르는 신예에게 굉장히 과한 수식어다. 하지만 납득이 됐다. 김정균(29, 팀BNM)은 정말 경탄스러웠다. 김창두(23, 팀혼)가 뭘 해보기도 전에 아주 편안하게 원투로 37초 KO를 따냈다. 상대 움직임을 여유롭게 보며 맞춰가는 플레이, 탁월한 신체조건과 자기 기량을 제대로 이해하기에 가지는 여유까지. 오랜만에 국내 중량급에 훌륭한 신예가 등장했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총평

"A-"
평점 : ★★★☆

결론부터 말하자면 AFC 09는 상당히 준수한 대회였다. 김정균/고석현/명현만의 시원시원한 초살 KO는 물론, 문기범의 놀라운 퍼포먼스까지만 해도 이미 이 대회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아주 화려하진 않아도 김률의 저력이나 게오르그슨의 투지도 볼 만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메인이벤트에서 지지부진한 경기 끝에 다소 이해하기 힘든 판정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은 너무나도 아쉽다. 분명 AFC 09는 A 이상의 대회가 될 수도 있었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AFC 09 경기결과

노재길 vs 모리키 카즈요시
- 노재길 3라운드 종료 2-0 판정승

명현만 vs 자이로 쿠스노키
- 명현만 1라운드 40초 KO승(펀치)

문기범 vs 이민구
- 문기범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송영재 vs 빅터 게오르그슨
- 송영재 2라운드 2분 49초 TKO승(파운딩)

김률 vs 조비던 코제브
- 김률 2라운드 종료 판정승(2-1)

김회길 vs 고석현
- 고석현 1라운드 42초 TKO승(펀치)

김정균 vs 김창두
- 김정균 1라운드 37초 TKO승(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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