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일본, 이교덕 기자
김수철(32)이 일본 라이진(RIZIN) 밴텀급 챔피언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김수철은 29일 일본 사이타마슈퍼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RIZIN) 48' 밴텀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노우에 나오키(27, 일본)에게 1라운드 3분 55초 만에 펀치 연타를 맞고 TKO패 했다.
김수철은 팔 길이가 긴 이노우에에게 공간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로킥을 차면서 링 중앙을 잡고 전진 압박을 걸었다.
하지만 이노우에의 왼손 잽이 길고 날카로웠다. 김수철이 접근하자 창처럼 쭉 뻗어나와 김수철의 안면을 여러 번 강타했다.
김수철이 펀치 연타로 들어오면 사이드 스텝으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스텝이 꼬여 넘어질 뻔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원투 스트레이트가 터졌다. 이노우에의 펀치에 김수철이 충격에 주춤거렸다. 김수철의 스텝이 죽자, 다시 스트레이트가 작렬했고 결국 김수철이 주저앉았다.
이어진 파운딩 연타에 김수철은 반격을 하지 못했고, 심판은 경기를 중단했다.
김수철은 강경호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밴텀급 파이터다.
2010년 프로로 데뷔하고 로드FC에서 3승을 거둔 뒤 2011년 원챔피언십으로 이적했다. 2013년 레안드로 이사에게 1년 전 패배를 설욕하면서 원챔피언십 밴텀급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로드FC로 돌아온 김수철은 2017년 4월 김민우에게 판정승하고 챔피언 벨트를 또 하나 추가했다. 2022년 5월 박해진을 KO로 이기고 페더급 정상에도 섰다.
그러나 라이진을 정복하진 못했다. 젊고 긴 이노우에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 김수철의 압박을 벗겨 냈기 때문. 김수철의 전적은 22승 1무 8패가 됐다.
김수철은 부상이 없다면 10월 27일 로드FC 070 밴텀급 토너먼트 준결승전에서 떠오르는 차세대 스타 김현우와 대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펀치 연타를 맞아 대미지를 얻었기 때문에, 로드FC 070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수철은 아쉬운 마음에도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 "우리 아들에게, 우리 아내에게 미안하다. 또 하나의 빚을 졌다. 사카키바라 대표,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