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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빅뱅 노래 가사 처럼...박항서 감독의 '라스트 댄스', 웃음으로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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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빅뱅 노래 가사 처럼...박항서 감독의 '라스트 댄스', 웃음으로 가득하길
  • 이무현 기자
  • 승인 2023.01.11 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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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축구대표팀

[랭크파이브=이무현 기자] “너와 이 노랠 들으며 마지막 춤을 출 거야. 이 순간을 기억해 언제까지라도”

‘국민 아이돌’로 알려진 그룹 빅뱅은 지난 2016년 발매한 ‘Last Dance(라스트댄스)’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영원히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라며 ‘라스트 댄스’를 마지막이 아닌 가장 찬란했던 때로 표현했다. 통상 알려진 운동선수의 마지막 시즌 혹은 경기와는 다른 의미를 담았다. 

베트남의 축구영웅 ‘쌀딩크’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과 5년간의 동행에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박 감독은 빅뱅의 노래 가사처럼 영원히 기억될 ‘라스트 댄스’를 만들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지난 9일 하노이 미딘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 2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2-0으로 꺾었다. 

앞선 6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1차전에서 무승부 했지만, 2차전을 승리해 1승 1무로 결승행 티켓을 획득했다. 

베트남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후방에서 깊게 넘어온 패스를 띠엔린이 받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잡은 베트남은 후반 2분 만에 추가골을 기록했다. 띠엔린이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기를 잡은 박항서호는 인도네시아에 한 개의 유효슈팅도 내주지 않았고, 2-0으로 여유 있게 경기를 마쳤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오는 13일과 16일, 라이벌 태국과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1, 2차전이 그의 고별무대다. 

지난 2017년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박항서 감독은 부임 직후 열린 스즈키컵(미쓰비시컵의 전신)에서 베트남을 1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U23 동남아시안게임 우승, 아시안게임 4강 등의 괄목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열린 미쓰비시컵 4강에서 라이벌 태국에게 패배해 대회 2연패 실패와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지금까지도 박 감독의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경기로 평가된다. 

시간이 지나, 베트남의 사령탑으로 마지막 경기를 앞둔 박항서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 탈락의 아픔을 안겨준 태국과 다시 만나게 됐다. 박항서호가 과거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통쾌한 복수로 우승컵을 따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베트남축구대표팀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뜨거운 축구 사랑으로 유명하다. 그간 여러 국제대회에서 고개를 숙였던 베트남 국민들은 부임 직후 대표팀을 동남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에게 열광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붉은악마가 광화문을 붉게 물들인 것처럼, 9000만 명 베트남 국민들이 길거리에 나와 단체응원을 펼쳤다.

현재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수준 높은 팀으로 변모했다. 이번 대회에서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박항서호는 미쓰비시컵 조별리그 4경기를 포함해 총 6경기 무패(4승 2무)를 기록 중이다. 결승 무대 전까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도 인도네시아전 이후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성숙해진 선수들이 많다. 우리 선수들은 다른 동남아시아 팀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고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는 끝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경기를 지배하다가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게임을 바꾸기도 한다. 축구장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번 대회의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해도, 그는 박수를 받으며 떠날 자격이 충분하다. 지난 5년간 베트남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린 박 감독의 업적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찬란히 빛이 나는 아름다운 One last smile”. 그룹 빅뱅의 노래 Last Dance의 마지막 가사처럼 박항서 감독의 라스트 댄스가 빛나는 웃음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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