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원챔피언십 전 라이트급 챔피언 옥래윤 "크리스천 리, 잘 하고 있어라. 응원한다. 곧 갈께"
[랭크파이브=부산, 정성욱 기자] 옥래윤(31, 팀매드)은 원챔피언십 한국인 최초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다.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 원챔피언십에 영입된 후 급오퍼를 받아 모두 승리를 챙기며 승승장구했다. 수많은 거물을 물리쳤으며 그 안에는 전 벨라토르, UFC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도 포함된다. 연승 끝에 챔피언 크리스천 리까지 물리치며 타이틀을 허리에 감은 옥래윤의 길은 창창했다. 최초라는 수식어와 동시 큰 파이트머니를 받는 거물이 됐다.
하지만 2차전에선 옥래윤 답지 않은 플레이를 보이며 패배해 주위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심지어 '운'으로 챔피언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기자에게 받을 정도였다. 이러한 어려가지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해 랭크파이브가 옥래윤을 인터뷰했다. 현재 그는 부상으로 인해 재활을 하고 있으며 무리하지 않은 한에서 부산 팀매드의 선수부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하 인터뷰 전문 (이 인터뷰는 11월 8일 진행됐습니다)
Q: 어떻게 지내고 있었나?
- 저번에 타이틀전 끝나고 잔부상이 좀 있어가지고 좀 계속 좀 쉬었던 것 같다. 한 달 가까이 쉬었다가 최근에 훈련 복귀를 했다. 강하게는 못하고 그냥 가볍게 하고 있다.
Q: 힘들게 올라가 얻은 타이틀인데, 1차 방어전이 너무 빨리 끝났다.
- 나도 결과가 그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나도 끝나고 나서 '진짜 경기가 끝난 건가' 싶고 되게 허무했다. 근데 생각을 해보면 그땐 모든 '아다리'라고 해야 되나? 다 안 맞은 그런 느낌이다. '안 되려고 하니까 이렇게도 안 맞을 수도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든 그런 경기였다.
되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경기는 원사이드하게 압도적으로 졌긴 하지만, 나는 크리스천 리를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격투기선수들이 '그 선수 이길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진심으로 크리스천 리 선수를 이길수 있고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가 경기 결과가 이렇게 되니까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것 같다.
Q: 방어전 경기를 돌이켜보면 당시 옥래윤 선수의 무언가가 좋지 않아보였다.
원래 격투기 선수들이 잔부상을 다 달고 있다. 근데 잔부상가지고 시합을 취소하진 않는다. 큰 부상을 당해야 시합을 취소한다. 시합 자체가 너무 큰 좋은 기회고 시합도 많이 없고 해서 격투기 선수들은 시합이라면 웬만하면 다 하려고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당연히 잔부상이라고 생각하고 발 부분이 좀 안 좋았다. 뭐 이 정도는, 훈련할 수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하고 케이지에 올라갔는데 무거운 느낌이 들더라. 일단은 뭐 시합은 해야 되니까 케이지에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크리스천 리 선수가 그래플링을 많이 못할 거고 앞손보다는 뒷손부터 던지며 들어올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뒷손 준비를 엄청 많이 했다. 근데 처음에 맞닥뜨렸을 때 내가 앞손을 너무 크게 맞은 거다. 그래가지고 '어? 이게 뭐지?' 약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 와중에 이제 '얘가 앞손을 준비했나'라고 생각이 들어 가지고 내가 앞손 카운터를 자꾸 냈다. 근데 그때 크리스천 리의 뒷손이 계속 들어오더라. 내가 준비했던 대로 계속 했었어야 되는데 처음에 너무 크게 앞손을 맞다 보니 약간 당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준비했던 거 못하고 그 상황에 맞게 내가 앞손 카운터를 주니까 크리스천 리의 뒷손에 맞고 다 떨어졌더라. 컨디션은 100%로 올라갈 수는 없지만 그것도 좀 안 좋았던 것도 있었다.
준비했던 걸 생각보다 못했던 거. 잘 준비했던 것 같은데 경기에서 수행을 잘못했다는 거. 그게 너무 아쉬워 가지고. 다 예상했던 건데. 크리스천 리 가 라이트 치면서 그렇게 딱 들어올 거라는 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근데 그걸 못 보여줬다는 게 너무 아쉬워 가지고. 아직까지도 생각하면서 열이 받아 가지고. (웃음) 진 것도 열이 받는데 준비했다는 걸 못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Q: 선수가 경기하면소 속상한 것이 분비한 것 못할 때와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인 듯 하다.
경기를 하다 보면 몸이 풀릴 때가 있다. 근데 초반에 너무 크게 맞았다. (웃음) 초반에는 못 움직이고 할 수 있어서 2라운드, 3라운드, 아니 1라운드 만 지나더라도 몸이 점점 풀린다. 몸이 안 움직이면 안 움직인 대로 적응을 할 수 있다. 근데 그 적응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너무 크게 맞았다. 안 될 안 되려고 하니까 이렇게 안 되는구나 생각이 들더라. 나도 2라운드, 3라운드 지나가면 집중도가 높아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잘 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했긴 했었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너무 허무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쉽기도 하고 그랬다.
Q: 옥래윤 선수의 타이틀 로드는 정말 거칠었다. 코로나로 인한 악재도 있었고 상대 또한 거칠고 강했다.
처음엔 엄청 긴장이 되고 했는데 그 긴장을 조금 지나니까 이런 선수들이랑 붙는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설렘을 느꼈다. 솔직히 그 사람들이랑 경기를 한다는 것 만으로도 레벨이 높아지는 거니까 되게 설렘이 너무 높아져 가지고. 처음에는 되게 무서웠는데 좀 지나니 '오~ 내가 이제 이런 선수들이랑 붙는구나' 하면서 되게 설레고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준비를 못하더라도 마음속으로 엄청 훈련이 잘 됐던 것 같다. 24시간 그 선수들이 붙는 생각하면서 신체적인 운동을 못하더라도 머리 속으로는 계속 그걸 굴렸던 것 같다. 그래서 결과도 좋은 쪽으로 흘러갔고. 물론 힘들게 다 이겼지만. (웃음)
Q: 방어전 이후 멘탈적 부분은 어떻게 관리했는지?
경기를 지고 아쉽고 이런 것보다. 당연히 약간 마음이 아프다. 근데 이거를 경기로서 빨리 안 풀면 이게 너무. (웃음) 이걸 어디에 풀 데가 없는 느낌이 들더라. 아무것도 위로도 안 되고. 집에서 그냥 계속 푹 쉬다가 문득 '시합을 좀 할 수 없겠냐?' 이렇게 돼 가지고 시합을 잡았었다. 그래서 훈련을 시작했는데 좀 아팠던 곳이 계속 말썽이더라. 어떻게 보면 '객기' 같은 그런 느낌으로 할 수 있고 빨리 시합 준비해가지고 빨리 좋은 모습 보여줘야지. 이렇게 해가지고 시합 빨리 해야지. 약간 이런 느낌이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컨디션 안 좋은 상태에서 이긴다는 한들 좋은 모습을 못 보여주면 그것대로 안 좋을 것 같더라. 게다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이제 센 선수들이랑 만 붙여야 되니까.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하니까. 그래서 재활도 좀 하면서 해야 되겠다 싶어 가지고 시합이 성사가 됐었는데 재활부터 받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됐다.
예전에는 그냥 무조건 시합이 있으면 무조건 뛴다. 약간 뭐 좀 아프면 그래도 '뭐 뛰어야죠. 어때?' 약간 이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선수들 레벨이 높아지니까 그걸로는 안 되겠다 싶더라. 잔부상이야 어느 정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중에 베스트를 찾아야 되지 않나 싶다. '객기'를 부려가지고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몸 좀 추스리고 회복 한 다음에 다시 하기로 했다.
이번에 바로 지니까 원챔피언십에서 그때 인터뷰할 때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 '운이 좋아서 (챔피언이)되었다는 그런 소문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렇게 물어보더라. 그런 소리가 들린다는 자체가 너무 화가 나가지고 '다음 경기는 진짜 제대로 해가지고 다시 보여줘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운으로 어떻게 그런 선수들 다 이기냐?' 이런 생각이 든다. 애매하게 이기고 나서 바로 또 원 사이드 하게 지니까 이런 소리도 나오는구나 싶어 가지고. 다음 경기는 제대로 준비해가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이런 생각이 엄청 심하게 들고 있다. 요새. (웃음)
Q: 말이 되나? 운으로 그런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뭐 그런 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다시 내가 경기로서 보여주면 되니까. 그래서 이제 부상을 케어해야 되는 그런 시점에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Q: 맞다. 격투기 선수는 몸이 재산이다.
- 그렇다. 경기를 뛰어야 돈을 버는 거니까. 몸 관리를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되는 것 같고. 지금은 그래서 어느 정도 몸 관리를 좀 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는 그래서 안 될 것 같다.
Q: 2022년을 마감하는 옥래윤이 돌아보는 올해는?
그냥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마냥 안 좋은 해였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게 이걸 발판삼아 가지고 내년부터 잘하면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한다. 둘 중에 한 명은 이겨야 되고 한 명은 져야 되는데 마냥 다 이길 수는 없지 않나. 그 중에서도 이기는 게 제일 좋겠지만. 항상 이기려고 노력을 한다. 근데 둘 중 한 명은 져야 되는 스포츠니까 마음은 좋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허무하게 지진 않게 몸관리도 잘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그렇게 하고 있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다. 내년에 언제 타이틀 되찾아 올 것인지?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크리스천 리랑 무조건 3차전하고 내가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웃음) 타이틀도 빨리 뺏어오고 싶은데 그것보다 크리스천 리 선수와 붙는 게 일단 목적이다. 지금 명분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크리스천 리랑 당장 못 붙으니 빨리 시합을 잡아 가지고 승 쌓고 명분 만들어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위치가 되어야 한다. 그걸 하기 위해서 빨리 시합을 잡아달라 했는데 몸 상태 때문에 잘 안됐다.
그래서 아마 내년 빠르면 한 내년 상반기 한 3월쯤에는 그래도 복귀를 할 생각이고 그 다음에 한 경기, 두 경기 정도 이기면 경기할 가능성이 높다. 근데 요즘에 다게스탄에서 온 선수들이 좀 잘하고 있더라. 아마 한 두 경기 하고 그 선수들 랭킹에 있는 선수들이랑 한 번 하면 아마 명분이 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그렇게 계획을 짜고 있다. 진짜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정도면 아마 다시 붙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 컨디션이 좋아가지고 시합을 빨리 빨리 뛰면 더 빨리도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일단은 무조건 3차전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일단. (웃음)
Q: 크리스천 리가 곧 타이틀전 하더라.
웰터급 챔피언이랑 타이틀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솔직히 그런 건 관심없고. (웃음) 이기던지 지든지 상관없으니까 라이트급 빨리 와가지고 나랑 다시 했으면 좋겠다. (크리스천 리가) 잘하면 좋다. 잘하고 와 가지고 성적 좋게 해 가지고 나랑 붙어 가지고 하는 게 제일 좋긴 좋다. 응원한다. 잘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잘했으면 좋겠다. (웃음)
Q: 마지막 한 마디
최근에는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선수 생활할 기간은 많이 남았고 아직 좋은 모습 더 보여드릴 날이 많이 남았다. 너무 실망하신 분이 많으신 것 같아 가지고. 조금 더 응원해주시면 다음에 시합할 때는 더 좋은 모습으로 제대로 준비해가지고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