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코미어 "하빕이 돌아온다면 상대는 GSP가 돼야지"
[랭크5=류병학 기자] 2021년 첫 UFC PPV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라이트급 공식 랭킹 2위 더스틴 포이리에(31, 미국)와 4위 코너 맥그리거(32, 아일랜드)가 장식한다. 둘은 내년 1월 24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섬에서 열리는 'UFC 257' 메인이벤트에서 2차전을 벌인다.
그날 가장 주목받는 건 포이리에-맥그리거겠지만,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그 주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 러시아)를 만날 것이라며 또 다른 이벤트(?)를 알렸다.
하빕은 지난 10월 'UFC 254'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1위 저스틴 게이치를 2라운드에 초크로 제압하며 4차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돌연 은퇴를 발표하며 글러브를 벗겠다고 밝혀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은퇴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승리 직후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 아버지께서 계시지 않은 상황에서의 싸움에 더 이상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깜짝 은퇴를 발표했다. 하빕의 레슬링 코치이자 아버지 압둘마나프 누르마고메도프는 지난 7월 코로나바이러스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당초 폐렴 증세를 앓던 압둘마나프의 심장에 문제가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가 진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보는 팬들은 적다. 화이트 대표 역시 "아버지의 바람 중 하나가 하빕이 30전 전승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걸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하빕은 돌아올 것"이라며 은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하빕의 챔피언 자리를 유지시켰다.
화이트 대표와 하빕의 만남이 몇 주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하빕의 친구이자 팀 동료인 前 UFC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41, 미국)는 그가 돌아온다면 단순히 높은 대전료만을 받기 위해 은퇴를 번복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미어는 25일 미국격투매체 'MMA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화이트 대표는 하빕이 옥타곤에서 또 다른 경기를 펼치길 희망한다. 하빕이 돌아올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가 안 싸울지 모르겠다. 난 그와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빕은 스타다. 경력에 관해 그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코미어는 "화이트 대표는 하빕이 돌아오게끔 제안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하빕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트머니는 그가 은퇴를 철회할 정도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가 30전 전승을 성공하기 위해 보다 의미 있는 상대를 찾아야할 것이다.
UFC 파이트 포 파운드 공식 랭킹 1위이기도 한 하빕은 이미 체급 내 랭킹 1위 더스틴 포이리에, 2위 더스틴 포이리에, 4위 코너 맥그리거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모두 서브미션으로 피니시시켰다. 라이트급 톱랭커 중에선 그의 구미를 당길 파이터는 없다.
이 상황에서 코미어는 "前 UFC 웰터급, 미들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39, 캐나다)가 하빕의 상대가 돼야 한다. 그가 원하는 것 역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빅 매치다. 하빕은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피에르와 맞붙는다면 그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하빕이 생피에르를 이긴다면 그것은 엄청난 업적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UFC 웰터급은 생피에르 천하였다.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체급에서 수년간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2013년 11월 조니 헨드릭스를 꺾고 12연승을 기록한 뒤 활동 중단을 선언, 2017년 11월 마이클 비스핑과의 UFC 미들급 타이틀전을 치르기 위해 돌아왔지만 그는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직후 곧바로 활동 중단을 재차 발표했다.
생피에르는 동기부여가 되는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여러 번 말해왔다.
코미어는 하빕과 생피에르의 대결을 상상해봤다. "대단한 승부가 될 것이다. 생피에르의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훌륭한 타격 기술까지 갖췄다고 본다. 그는 시대를 앞서가는 파이터 중 하나였다. 당시엔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도전자들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했다.
이어 코미어는 "하빕이 게이치와 붙을 때 많은 이들은 타격전이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건 명백하게 하빕에게 불리하기 때문. 하지만 그가 게이치와 벌인 타격전은 그 어떤 타격가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 그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 하지만 단지 타고난 능력만으로 최고가 될 수 없다. 철저한 훈련, 준비와 전략이 기반 돼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