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어펜저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3연패 달성

2024-08-01     정성욱 기자
대한민국

랭크파이브=정성욱 기자

'뉴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통하는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오상욱(28, 대전시청), 구본길(35, 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4, 대전시청), 도경동(25, 국군체육부대)으로 이뤄진 한국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꺾고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6번째 금메달이자 12번째(은메달 3, 동메달 3) 메달을 획득했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 5개-종합 15위권 진입이 목표였는데 금메달 숫자는 이미 초과 달성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을 통해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여러 기록을 썼다.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3연패를 이룩했다. <2016 리우 대회>에선 종목 로테이션에 따라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기에 연속 우승 기록이 됐다.

역대 올림픽 펜싱에서 아시아 국가가 세부 종목을 3회 연속 우승한 것은 최초다. 또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가 나온 건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60년 로마 대회까지 7연패를 달성한 헝가리 이후 무려 64년 만의 일이다.

대표팀 맏형 구본길은 3연패의 순간을 모두 함께했으며, 오상욱은 도쿄에 이어 두 번째 단체전 금메달을 가져갔다. 더불어 오상욱은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우승,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펜싱 2관왕의 영예도 누렸다.

8강에서 캐나다, 4강에서 홈팀 프랑스를 꺾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30-29로 접전을 이어갔다.

승부처에서 한국은 도경동 카드를 꺼내 승부수를 띄웠다. 도경동은 투입 직후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5연속 득점을 기록, 35-29로 벌렸다. 이후 박상원 오상욱이 리드를 이어가면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구본길에겐 겹경사가 있었다. 프랑스 현지 시간으로 이 경기는 7월 31일에 열렸는데, 이는 구본길의 둘째, 태명 '모찌'가 태어나는 출산 예정일이기도 했다. 둘째 출산 예정일에 금메달을 목에 걸은 것. 

구본길은 "아내와 통화했는데, 아내가 '오늘 모찌가 나왔으면 행운이 다 모찌한테 갔을 것이다. (아빠의 금메달을 위해) 모찌가 기다려준 것'이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그 행운 덕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라고 소감과 함께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는 구본길에게 있어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부터 12년 동안 사브르 단체전 정상을 지켜온 구본길이었다.

대회 전부터 '라스트 댄스'임을 이야기했던 그는 "올림픽은 이제 정말 마지막이고,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내 남은 목표다. 갈 수 있다면 도전해볼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