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DDP vs 아데산야, 진정한 아프리카 UFC 챔피언은 누구인가?

압둘 라작 알하산, 14일 UFC on ESPN에서 코디 브런디지와 대결

2024-07-13     이교덕 기자
압둘

랭크파이브=이교덕 기자

압둘 라작 알하산(38, 가나)은 가나 국가대표 유도 선수 출신이다. 미국으로 이주하고 2013년 MMA 파이터로 전향했다.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조니 헨드릭스의 스파링 파트너로 실력을 쌓고 2016년엔 UFC와 계약했다. UFC에선 웰터급으로 활동하다가 2021년 미들급으로 돌아왔다.

전적은 18전 12승 6패. 유도가 출신이지만 12승을 모두 KO로 장식했다.

알하산은 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UFC on ESPN 59>에서 코디 브런디지와 미들급 경기를 펼친다. 3연승과 3연패 후 승패승패를 기록해 이번엔 승리가 절실하다.

랭크파이브는 알하산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러 질문을 했고, 그중 오는 8월 19일 호주 퍼스에서 열리는 <UFC 305>의 메인이벤트 드리퀴스 뒤 플레시와 이스라엘 아데산야의 미들급 타이틀전 관련 답변이 흥미로웠다.

뒤 플레시는 남아공 출신 백인이다.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뒤 뉴질랜드로 이주한 흑인 아데산야보다 더 진정한 아프리카 챔피언이라고 주장하는 중.

알하산은 이에 대해 반론하며 열변을 토했다. 

알하산과 흥미로운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상대 코디 브런디지는 어떤 파이터라고 평가하는가?

모든 파이터들을 존중한다. 그는 레슬러고 테이크다운을 좋아한다. 하지만 난 그가 역부족인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를 파이터로 존중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내게 역부족일 것이다. 내 수준에 근접하지도 못하고, 싸움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의 경기가 될 것 같다. 최선을 다해 그걸 증명할 것이고, 브런디지에게 아직 내가 뛸 맞설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겠다.

-그는 레슬러인데 테이크다운 방어 연습을 많이 했는가?

나도 유도 검은 띠다. 내가 아직 그래플링 실력을 보여 주지 않았지만, 그래플링 실력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보여 줘야 한다면 보여 주겠다. 

-상대 코디 브런디지 역시 피니시 비율이 높은 파이터다. 어떤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내 피니시율도 아나? (100%다) 그렇다. 확실하게 내 방식을 보여 주겠다. 그를 피니시할 거고, 이번 경기는 그렇게 될 것이다.

-최근 조 파이퍼에게 패배했다. 무엇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가?

아직까지도 그 경기 때문에 괴롭다. 정말 열받고 화난다. 다시 싸우고 싶다. 파이퍼의 얼굴을 뭉개고 싶다. 많은 것들이 안 좋았고 잘못됐다. 때론 파이트 캠프가 좋지 않지만 싸워야 할 때가 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기 떄문이다. 집에 부양해야 할 식구들이 있기 때문에 싸워야 한다. 부상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잘 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경기에 들어간다. 옥타곤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될 거 같다. 하지만 정작 옥타곤 안에 들어가면 생각한 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난 진심으로 그와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그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다. 이제 건강을 찾았으니 정말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12번의 승리가 모두 KO승이었다. 당신의 스트라이킹 파워는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KO 파워는 진심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믿는다. 난 유도 검은 띠고, 유도를 사랑한다. 사람들을 던져 버리고, 다리 걸어 넘어뜨리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MMA로 전향했을 때 난 신께서 내게 강력한 주먹을 선물하셨고 내가 파괴력이 있단 걸 깨달았다. 난 타격에 빠져들었다. 분명 타고난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유도를 잊어 버렸다는 뜻은 아니다. 난 여전히 유도를 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그걸 보여 줘야 한다면, 이번 경기에서 그걸 꺼내들어야 한다면 난 기꺼이 유도 실력을 꺼내 보이겠다. 그게 내 계획이다. 

-아프리카 출신들의 재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현재 가나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MMA 전문 훈련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강력한 챔피언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데이나 화이트가 아프리카에 UFC PI를 짓는다는 말도 했는데?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서 우리가 MMA 훈련을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미국 같은 나라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다면 난 아프리카가 MMA 세계를 지배할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게 사실상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데이나 화이트가 정말 아프리카에 UFC PI를 지어서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UFC에 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었으면 한다. 왜냐면 그렇게 되면 아프리카인들이 이 스포츠에서 얼마나 크게 진보할 수 있는지 아프리카인들이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파이터들과 친하게 지내는가?

우린 모두 아프리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모두 친구다. 우린 모두 친구다. 카마루 우스만하고는, 그와 내가 UFC에 오기 전 오래 전부터 친구였다. 하지만 프란시스 은가누하곤 그가 UFC에 오고 나서 나중에 만나서 친구가 됐다. 이스라엘 아데산야도 마찬가지다. 우린 인스타그램으로 어떻게 지내냐고 인사를 주고받는다. 우린 모두 아프리카 친구들이다.

-프란시스 은가누는 복싱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UFC에서 활동하면서 복싱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가?

물론이다. 난 언젠가 이 스포츠에서 은퇴할 것이다. 난 그렇게 젊지 않다. 곧 39살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MMA에서 활약할 날이 길지 않다. UFC 커리어가 끝나면 복싱 같은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 거기선 주먹만 휘두르면 된다. 킥을 찰 걱정할 필요도 없고, 니킥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그냥 주먹만 휘두르면 된다. 복싱을 해 보길 원한다.

-당신이니까 의견을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요즘 DDP와 아데산야 논쟁이 재밌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백인,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뉴질랜드로 이주한 흑인. 누가 더 진정한 아프리카 대표 파이터라고 생각하는가? 

이스라엘 아데산야가 옳다. 드리쿠스 뒤 플레시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아주 멍청하다. 나도 미국인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난 아프리카인이다. 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한테 내가 너보다 더 미국 사람이다라고 말할 순 없는 거다. 그냥 거기 가서 산다고 아프리카인이 되는 게 아니다. 나와 다른 많은 아프리카인들을 열받게 한 건, 특히 나를 가장 열받게 한 건 우리가 아프리카를 떠났고 그는 아프리카에 머물렀단 얘기다. 아프리카가 어떤 줄 안다면, 우리가 어떤 고난을 겪는지 안다면 그런 말은 못 한다. 진짜 아프리카인처럼 고난을 겪고 있다면 말이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을 게 없어서 고난을 겪는다. 아무도 가나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다. 가나를 떠나서 다른 나라로 가고 싶어 한다. 다른 나라로 가는 과정에서 고생을 하더라도, 다리 하나를 잘라 내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다리라도 자르고, 거기 가야 되는 것이다. 왜냐면 우린 더 나은 미래를 원하기 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뒤 플레시가 자기는 아프리카에 머물렀고,나야말로 진짜 아프리카 챔피언이라고 떠드는 건 가장 멍청한 소리다. 그런 말을 한다는 건 결국 자기 가족이 너를 돌볼 만큼 돈이 있었다는 것이고, 거기 있을 만큼 환경이 좋았다는 것이다. 넌 다른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우리들은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고, 기회를 찾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들이 굶어죽기 때문이다. 우린 다른 나라로 갈 방법을 찾을 때까지 굶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나라로 가서 결국 더 나은 삶을 찾았고, UFC 챔피언이 됐다. 그들은 최고의 챔피언들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건 굉장히 짜증이 난다. 계속 하려면 하루 종일 이에 대해서 더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그런 소리를 하는 멍청이가 되고 싶진 않다.

-같은 체급의 경쟁자로서, 두 파이터의 승부를 예상해 본다면?

물론 난 아데산야를 응원한다. 난 그가 이기길 원하고, 그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데산야가 더 나은 파이터다. 물론 난 파이터로서 뒤 플레시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그는 굉장히 뛰어나다. 역동적이다. 파이터로서 그가 이룬 업적을 폄하할 순 없다. 그는 챔피언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점을 선수로서 존중한다. 그가 굉장히 크기 때문만에 가능했던 건 아니었다. 그 점은 존중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에 관한 말은 굉장히 멍청한 소리였다. 정말 멍청한 짓거리를 한 거다. 그런 소릴 한 대가로 때려 주고 싶다. 하지만 파이터로서 그가 이룬 것들은 물론 존중한다. 그 점은 폄하할 수 없다. 내가 그보다 먼저 UFC에 왔는지, 그가 나보다 먼저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내가 아직 가 보지 못한 지점까지 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여전히 유도를 수련하는가? 유도는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가? 유도를 만나지 않았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 같다.

유도는 내 전부다. 우선 유도가 없었다면 나는 MMA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거다. 내가 MMA를 접하게 된 건 조니 헨드릭스의 팀에서 배우면서였다. 그건 유도 덕분이었다. 그들은 나를 초청했다. 그들이 날 초청한 건 내가 유도를 굉장히 잘하고, NCAA D1 레슬링 챔피언인 조니 헨드릭스를 메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난 유도 기술로 그를 메쳤다. 그래서 그들의 팀에서 날 초청한 거다. 그리고 거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 난 사람들을 KO시킬 수 있단 걸 깨닫기 시작했고, 사람들을 계속 KO시켜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력이 성장하면서 생각도 바뀐다. 특히 지난 경기에서 난 많은 걸 배웠다.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난 유도를 활용할 것이다. 브런디지가 레슬링을 사용하길 원한다면 어디 한번 해보자. 네가 레슬러지만 우리가 하는 건 싸움이다. 엘보도 날아오고, 펀치도 날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유도랑 레슬링을 하면서 동시에 주먹을 날릴 수 있는 거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

-혹시 한국 유도 선수와 경기해 본 적 있나?

없다. 일본 선수들하고는 많이 붙어 봤다. 왜냐면 내 유도 코치가 일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선수들하고 많이 싸워 봤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하곤 싸워보지 않았다.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몽골 선수들하고 싸워 봤다. 세계선수권대회 상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하곤 싸워보지 않았다. 완전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백인 혼혈하곤 한번 겨뤄봤다. 내가 생각나는 바로는 그가 내 상대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2018년에 강간 누명을 쓰고 커리어의 2년 동안을 법적인 문제로 날려버렸다. 어떻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는가?

그렇다. 그 문제가 내게 있었다. 그 문제가 내 인생 전부를 망가뜨렸다. 내 전성기를 그게 앗아가 버렸다. 지금까지도 나는 너무나 화가 난다. 복수를 원한다. 특히 그런 식의 나쁜 누명을 씌웠는데, 내가 무죄를 입증한 후에 공권력은 그들을 처벌하지 않았다. 난 인생이 날아갔고, 많은 돈을 날려 먹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에 대해서 열받는 거다. 정말 화가 난다. 내게 큰 상처를 줬다. 내 머릿속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 내가 싸우는 걸 봤을 거다. 내가 진 걸 본 적이 없을 거다. UFC 두 번째 경기인 오마리 아흐메도프 전에서만 졌다. 그거 외엔 다 이겼다. 하지만 그들이 내 정신을 완전히 망쳐 버렸다. 그래서 내가 UFC에 돌아왔을 땐 난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옥타곤 안에 들어가도 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왜냐면 내가 내 자신이 아니었기 떄문이다. 난 스스로가 부끄러웠고, 모든 게 다 수치스러웠다. 꼬리표처럼 내게 달라붙었기 때문에 수치스러웠다. 나는 악한 짓을 할 바에는 차라리 죽고 말겠다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꼬리표가 내게 붙었다. 그래서 수치스러웠다. 그냥 걷고 있을 때도 난 수치를 느꼈다. 하지만 이제 그만 잊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는 걸 깨닫는 시점까지 왔다. 계속 이게 나를 망쳐 놓게 놔둔다면 미래를 보지 못하고 내 인생을 망가져 버릴 거다. 하지만 난 복수를 원한다. 정말 간절하게 복수를 원한다. 정부가 그들을 처벌해서 복수하길 원한다.

-한국 팬들도 당신의 화끈한 경기를 좋아한다. 그들에게 메시지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한국 팬 여러분 저는 아시아 문화를 사랑합니다. 왜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 문화가 좋습니다. 특히 일본과 한국이 가장 좋습니다. '일본 망가'도 좋아하고, '한국 만화'도 좋아합니다. 침대에 누워서 맨날 만화를 봅니다. 그런 문화를 좋아합니다. 한국 친구 여러분 감사합니다. 걱정 마세요. 여러분들을 위해 멋진 경기를 하겠습니다. 아직 한국에 가 보지 않아서 실제로 만나보진 않았는데도 저를 응원해 줘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