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트라이아웃에서 본 원 챔피언십 무대까지 오른 김규성 “데뷔전 승리하고 금의환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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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김규성 © 김규성 제공

[랭크5=정성욱 기자] 파이터 김규성(26, 이볼브MMA)은 작년 말 짐을 싸고 혈혈단신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탔다. ‘이볼브 MMA(Evolve MMA) 트라이아웃’이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연고도 없는 곳에 몸을 던졌다. 전 세계 파이터가 한자리에 모여 트라이아웃에 임했다. 두 달 동안 전 세계 파이터들과 실력을 겨룬 끝에 김규성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볼브 MMA 멤버가 된 후 4개월 동안 열심히 훈련을 이어간 끝에 드디어 첫 경기가 잡혔다. 17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원 챔피언십 – 엔터 더 드래곤’에서 전 플라이급 챔피언 게제 유스타키오(30, 필리핀)와 대결한다. 랭크5는 원 챔피언십 데뷔를 앞둔 김규성과 인터뷰를 진행, 최근 근황과 이볼브 MMA 트라이아웃, 그리고 대회 준비에 대해 들어봤다.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 싱가포르로 이사를 오고 훈련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곳 환경에 열심히 적응 중이다. 여기 온 지 세 달, 적응하기 충분한 시간이라 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 음식, 생활 패턴 등 다른 것이 정말 많다.

음식도 중요할 텐데 맞는 음식이 있던가.
– 아직 여러 가지 음식을 시도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싼 음식보다 조금은 비싼 한국 음식, 혹은 누구나 먹어도 맛있다고 느끼는 것들을 먹는다. 차차 살아가면서 맞춰야 할 것 같다.

이볼브 트라이아웃을 통해 이볼브 MMA 정식 멤버가 되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가게 되었나?
– TFC에서 꾸준히 경기를 했지만 여기 오기 전 2년 정도 경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부상도 있었지만 상대도 없어 시간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볼브 MMA 트라이아웃 기사를 보게 됐다. 내 인생에서, 파이터 커리어에서도 좋은 기회인듯해서 도전하게 됐다.

얼라이언스MMA에 갔던 박원식과 경우가 비슷하다. 연고도 없고 언어 문제도 있어 쉽지 않았던 결정일 텐데.
– 언어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운동선수를 뽑는 것이기에 내가 얼마나 운동을 잘하는지 보여주면 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운이 좋게도 한국 선수 한 명이 여기에 와 있더라. 하나라 선수였는데 나를 알아보더라. 그가 영어를 잘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국인이 그와 나뿐이라 여러모로 서로 도움이 많이 됐다.

훈련은 어떠한가? 트라이아웃 영상을 봤는데 보통이 아니었던 것 같던데.
– 생각보다 매우 힘들었다. 강도가 어느 정도였냐면 선수들 테스트 후에 바로 쓰러지고 화장실 갈 새도 없이 매트에 그대로 구토를 할 정도였다. 부상자도 적지 않게 나왔다. 훈련이 끝나면 다들 쥐가 났다.

피곤하면 원래 잠이 잘 와야 하지 않나? 각성이 되어서 그런지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원래 나는 너무 피곤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았는데 내가 그랬다. 겨우 잠을 자려고 하면 알람이 울려서 일어나야 했다. 이렇듯 어려웠지만 그래도 뒤처지진 않았다. 내가 끈기 하나는 자신 있다.

훈련이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휴식시간은 좀 주어지지 않았나?
– 시간이 없었다. 보통 해외에 오면 맛있는 것도 먹고 그 나라 명소도 가보고 싶은 건데 트라이아웃 기간엔 그럴 시간이 없었다. 훈련이 힘들다 보니 시간이 있으면 쉬어야 했고 먹어야 했다. 힘든 훈련을 견디기 위해선 많이 먹어야 했다. 보통 계체량이 끝나면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많이 먹지 않나? 트라이아웃 기간 내내 그랬다고 생각하면 된다.

근데 배가 꽉 차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겨우 눈 붙이면 또 알람이… 그래서 일어나서 복장 챙기고 문밖을 나서려 한 발을 디디면 발에서 전기가… 이 정도로 운동 강도가 쌨다.

그래도 이렇듯 고통스러운 훈련을 견뎌냈기에 최종 선발된 것 아닌가.
– 내가 부족한 종목 훈련할 때도 열심히 했다. 잘 하는 종목이면 더 잘하는 모습 보여주기 위해 또 열심히 했고. 그걸 본 코치들이 좋게 생각한 것 같다.

매일매일이 전쟁이었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생활…모든 것이 전쟁었을 듯.
–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강도가 높았지만 부상도 없었다. 부상으로 중간에 아웃 된 사람이 몇몇 있었다.

정식 멤버가 됐다. 발표되었을 때 느낌은 어떠했나?
– 근데 이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기대가 있었다. 훈련 끝날 때마다 눈치상으로 몇몇 코치가 격려를 해서 조금은 기대했었다.(웃음) 뽑힌 순간엔 뭐랄까 좀 멍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난 어린 시절부터 나는 학업보다 운동에 성취를 더 많이 느꼈다. 시험을 준비한 적이 없어서 시험에 합격한 느낌을 몰랐다. 어벙하고 사실인가?라고 생각했다. 시험에 합격하면 이런 느낌인가?라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들, 특히 도와주신 분들이 생각났을 듯하다.
– 격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만 성공하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 합격 발표가 나니 이제 나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분 좋았다.

대회를 앞두고 함께 이볼브MMA 멤버와 함께 훈련한 김규성(왼쪽에서 3번째) Ⓒ김규성 SNS

이볼브 MMA 일원이 되어 드디어 경기를 하게 됐다. 본 무대에 서는 소감도 남다를 듯하다.
– TV를 통해 UFC, 원 챔피언십을 많이 봤다. 실제로 큰 무대를 직접 보러 간 것은 원 챔피언십이었다. 트라이아웃을 진행하면서 그들이 원 챔피언십 경기를 보여주고 훈련이 시작됐다. 경기를 보고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저기서 경기해보면 어떨까 했는데, 거기서 경기를 한다고 하니 매우 기대된다. 이제 저 무대에 오르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상대 게제 유스타키오는 어떠한가?
– 원 챔피언십 전 플라이급 챔피언이라고 들었다. 올해 1월에 출전해 1패를 기록하고 있고. 잘 지켜보고 분석을 해봤는데 기술은 내가 더 나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데뷔 전 승리하고 메달 목에 걸고 금의환향해야 하지 않겠나?
– 매일매일 상상한다.(웃음)

이제 본격적으로 원 챔피언십 파이터로 활동하게 된다. 앞으로 계획은?
– 경기를 많이 뛰고 싶다. 큰 부상이 없으면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원 챔피언십 계체량은 몸에 대미지를 덜 준다. 그래서 경기를 많이 소화하고 싶다.

이볼브 트라이아웃에 처음 입성한 한국인으로서 같은 꿈을 꾸는 다른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투지를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잘 해야 한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파이터들 모두 아마추어뿐만 아니라 프로에 활동하던 선수들이 온다. 운동 이외에 남다른 것들이 있으면 좋겠다. 한국인은 특유의 끈기와 투지가 있지 않나? 아, 그리고 가능하면 어학-영어를 했으면 한다.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것도 장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 운이 좋아서 선수 생활을 하며 하락세를 타보지 않았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보이지 않는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게 됐다. 물론 아직 나는 계단의 낮은 곳에 있다. 앞으로 내가 어디까지 갈지 기대가 된다. 계단의 끝, 높은 곳으로 가려면 항상 준비가 되어야 한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20대 중반에 시작해서 3~4년 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점차 현실적인 부분을 선택하는 것 같다. 그만큼 선수 생활은 쉽지 않다. 나는 좀 성격이 독특해서 한 길만 파면 성공한다는 말만 믿고 계속 왔다. 어떤 곳에서든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날이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 모두 다 같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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