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 ‘주짓수 세계’에서 자신의 ‘제국’을 개척한 사람들 ② 멘데스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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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데스 형제(길헤르미, 하파엘) © AOJ 홈페이지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소년 시절부터 우리는 보통 삼국지를 소설이나 만화, 게임으로 한 번씩은 접한다. 특히 조자룡이 장판파에서 100만 대군을 뚫고 유비의 아들을 구해온 이야기는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로 과장이 심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100만 대군과 단 한 명의 사람이 싸운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멘데스 형제-길헤르미 멘데스(30), 하파엘 멘데스(29)를 보면 ‘아!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2014년에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두마우 컵’에 참가했던 나는 처음으로 길헤르미 멘데스의 경기를 실제로 관람했다. 그야말로 다른 차원의 주짓수였다. ‘2:1로 주짓수를 한다고 해도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검은 띠의 가드를 손쉽게 농락했다. 나를 포함한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관람객과 선수들이 오로지 길헤르미를 보며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두 형제가 국제 브라질리안 주짓수 연맹(IBJJF) 월드 주짓수 챔피언십(문디알)에서 검은 띠 성인부 우승을 차지한 횟수만 무려 10번이고, 기타 시합 우승 횟수는 헤아리기 힘들 지경이다. 기(도복), 노기를 가리지 않고 막강함을 증명해왔다. 하파엘 멘데스는 ADCC에서 2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했다. 두 형제는 지금도 앞으로도 다시없을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한다.

자연히 주짓수 수련자들은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두 명의 주짓떼로가 사용하는 기술이 무엇인가 집중하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베림보로와 레그 드래그를 사용해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으며, 두 기술은 전 세계 주짓수를 강타했다. 그 시점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모던 주짓수’의 서막이었다.

사무엘 브라가가 처음 베림보로를 썼다고는 이야기하지만, 지금의 데라히바-베림보로 기본 공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경기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멘데스 형제일 것이다. (이후 미야오 형제를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베림보로 열풍이 불었다.) 그리고 백이든, 오픈 가드에서든, 갑자기 앗? 하는 사이에 상대방의 다리를 얽어 어느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효과적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는 레그 드래그는 그야말로 멘데스 형제의 상징과도 같은 기술이다.

지금도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아트 오브 주짓수(멘데스 형제의 체육관, 통칭 AOJ-편집자 주)에서는 멘데스 형제의 수많은 제자들이 같은 스타일로 멘데스 형제의 기술을 흡수하고 있으며 한국 스파이더에 참가한 조나타 알베스 등 시합을 통해서 스승의 주짓수를 증명하고 있다.

AOJ 스타일의 주짓수는 그야말로 모던 주짓수의 표본으로 전 세계의 주짓수 수련자들에게 지금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부산에서 열린 하파엘 멘데스의 세미나에서 하파엘은 레그 드래그를 가르치며 본인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레그 드래그만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 더 중요했다. 단순히 레그 드래그를 통한 득점이 아니라, 레그 드래그로 가야 하는 길과 그 길에서 상대방을 묶는 방법, 그래야 하는 이유 등 기술적인 디테일과 함께 그려가야 하는 큰 그림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설명했다. 좋은 선수가 좋은 코치일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날 본 하파엘은 좋은 선수임과 동시에 훌륭한 코치였다.

2015년, 내가 미국 아토스에서 잠시 수련을 할 때 그곳에 있었던 친구들이 했던 말이 있다.

“하파엘이랑 꼭 해봐, 하파엘은 정말 특별해(Special).”

신기했던 점은 ‘잘한다’던가 ‘강하다’라는 표현보다는 ‘특별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이 많아 뚜렷이 기억난다. 아쉽게도 그 해에도 세미나에서도 하파엘과 스파링을 해 볼 기회는 없었지만 왜 하파엘이 ‘특별하다(Special)’고 했는지 그리고 멘데스 형제의 주짓수가 얼마나 전 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그들이 비교적 이르게 은퇴하고 난 이후인 지금조차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

정성훈 칼럼(중간)과 하파엘 멘데스(우측) © 정성훈 칼럼 제공

정성훈 칼럼니스트 pivada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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