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앤 뮤직] ‘블랙핑크 대 브리트니 스피어스’ 원 챔피언십 타이틀전 속 브금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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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 페어텍스(좌)와 자넷 토드(우) © 정성욱 기자

[랭크5, 하야로비 공동] 22일 원 챔피언십 여성부 간판 스타 스탬프 페어텍스(21, 태국)는 싱가포르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자넷 토드(33, 미국)와 격돌했다. 5라운드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한 페어텍스는 킥복싱과 무에타이 두 부문 동시 챔피언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한편 두 선수는 경기내용만큼이나 흥미로운, 일명 ‘브금대결’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페어텍스는 K팝 아이돌 노래에 안무까지 추며 미소를 자아냈다.

먼저 입장한 토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의 ‘Toxic’을 틀고 나왔다. 스피어스는 ‘Baby One More Time’ 시절의 소녀 이미지를 집어던지고 2003년 섹시컨셉으로 완전히 전향하는데, 이 시기 내놓은 최고 히트곡이 바로 이 ‘Toxic’이다. 스피어스는 이 한 곡을 전세계에서 300만장 훨씬 넘게 팔아치우며 2004년 빌보드 연말결산 싱글차트 48위에 오른다. 한국에서도 예능 프로그램 ‘X맨을 찾아라’의 댄스신고식 코너에서 전용으로 사용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 다소 ‘후방주의’가 필요한 ‘Toxic’ 뮤직비디오

반면 페어텍스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노래가 아니라 아예 한국인 노래를 틀고 나왔다. 2016년 발매된 K팝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의 데뷔곡 ‘붐바야’에 맞춰 춤까지 소화했다. 승리 발표 후는 물론 라운드 중간 휴식시간에도 정체 불명의 댄스를 출 정도로 원래 흥 많은 선수긴 했지만 설마 실제 안무까지 외워서 나오리라 누가 예상했을까. 어딘가 어색하기도 하고 절묘하게 박자를 놓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인간미가 넘쳤다. 세계 챔피언이 춤 정도는 어설퍼야 공평하지 않은가.

‘블랙핑크 대 브리트니 스피어스’로 시작한 이 대결은 페어텍스의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토드의 분전으로 팽팽한 양상이 유지되긴 했으나 기본기 차이가 조금이라도 분명 있었다. 1라운드 초반부터 킥캐치 후 펀치로 상대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경기 전반에 걸쳐 숱하게 펀치를 허용하면서도 전진하며 당한 이상으로 돌려줬다.

한편 승부가 끝나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브금대결’의 뒷모습도 모습을 드러냈다. 챔피언 벨트를 차지한 페어텍스는 너무 울먹인 탓에 승자인터뷰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오히려 패자 토드는 품격 있게 웃으며 상대에게 손뼉을 쳐주곤 조용히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났다. 두 노래 사이에 있는 연식 차이가 선수의 연륜 차이로 고스란히 나타나는 듯했다. 실제로 원곡 가수와 선수의 나이부터 서로 엇비슷하다.

페어텍스는 벌써 두 종목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지만 사석으로 돌아가면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21살의 풋풋한 소녀다. 개인 인스타그램만 살펴보더라도 흔한 고등학생 SNS와 별반 다르지 않다. 친구들과의 우정사진,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볼을 찌르는 사진, 예쁘다기보단 귀여운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사진 등이 절반은 차지한다. 반면 토드는 뭇 선수와 마찬가지로 올리는 사진마저 프로페셔널하다. 훈련사진, 경기사진, 동료들과 찍은 사진 등등.

▲ 페어텍스는 물론 원 챔피언십과 단체의 본거지 동남아시아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블랙핑크

이제 경기는 끝났고 선수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다음 경기가 있기 전까지 그들은 TV에서 보여주지 않는 개인의 삶을 살게 된다. 어쩌면 당연하고 편안한 일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꽤 고독한 일이기도 하다. 팬 입장에서도 선수와 단절되는 어떤 아쉬움이 생기곤 한다.

그러나 이번 대결은 ‘선수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묘한 연결고리를 느끼게 했다. 우연히도 양 선수 모두 같은 나이대라면 같이 즐겼을 노래를 선택하고 나왔고, 아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이 노래였지’라고 생각했다. 경기 역시 승자가 기뻐하고 패자가 박수 치며 훈훈하게 끝났지만, ‘브금대결’은 어딘가 더욱 흐뭇한 구석이 있었다.

격투기 전문 웹진 RANK5, 대중음악 전문웹진 하야로비

* ‘파이트 앤 뮤직’은 종합격투기에서 이 입장곡이 가지는 의미에 주목, 새로운 각도로 대회를 즐기자는 취지에서 대중음악 전문웹진 하야로비에 자문을 받아 진행하는 콜라보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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