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한국 주짓수의 미래를 위해 바란다

0

이 글은 9월 5일 재일교포 주짓수인 강용희 관장이 이메일을 통해 랭크5(rank5.kr)에 보내온 글이다. 강용희 관장은 글을 통해 잠깐이지만 자신이 보고 겪은 한국의 주짓수 대회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미래 한국 주짓수의 청사진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강용희 관장은 데 라 히바 저팬 치바 지부의 대표이며 일본 주짓수 연맹의 공인 심판으로 활동중이다.

이 글은 랭크5의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강용희 관장

한국 주짓수 수련인 가운데 저를 모르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강용희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병역의무를 마치고 일본에 유학을 떠나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 일본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일본의 주짓수 아카데미인 데 라 히바 저팬 치바 지부 대표를 지내고 있습니다.

주짓수는 일본 유학중에 취미로 처음 접하게 됐고 2002년부터 주짓수 대회에 나갔습니다. 제가 주짓수를 수련하기 시작했던 2000년대의 초반은 주짓수를 배울 수 있는 체육관이 도쿄에 4곳 뿐이었고, 블랙 벨트는 나카이 유키(현 일본 주짓수 연맹 회장)선생님 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에 제 주짓수 체육관을 설립하고 수련인들에게 주짓수를 지도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올해로 11년이 되었습니다. 비록 한국인이 지도 하는 주짓수 체육관이었습니다만 일본인 수련생들은 지도자인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한국 주짓수 수련인들과의 교류는 2006년 일본 블랙벨트(오가 미키오)와 함께 주짓수 세미나를 위해 한국에 오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데 라 히바컵’, ‘ADCC 한국 예선대회’, ‘ADIDAS 주짓수대회’의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당시 한국 주짓수 대회는 많아야 200명 정도의 출전자가 나오는 규모였습니다만, 750명이 참가한 ‘프라이드 오브 주짓수’ 오픈 챔피언십을 직접 보고 한국 주짓수도 크게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2010년 일본연맹의 주짓수 룰 세미나와 심판 강습회 및 실기시험을 거쳐 심판 라이센스를 받고 한국 일본 태국 필리핀의 주짓수와 노기 대회의 심판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세계연맹(IBJJF)의 룰 세미나도 3년 이상 받아 왔고 ‘도쿄 국제 오픈 주짓수 대회’ 및 ‘아시아 오픈 주짓수 대회’의 심판을 역임했고 지금도 일본연맹의 시스템과 연맹 업무에 구체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잠깐이지만 보고 겪은 한국의 주짓수 대회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미래 한국 주짓수의 청사진에 제시하고자 합니다.

1) 세계 연맹의 주짓수 룰의 룰북을 완전 번역하라.
세계 연맹은 룰 북을 공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짓수 단체는 하루 빨리 룰 북을 완전 번역해서 공개해야 합니다. 한국 주짓수 경기 동영상과 한국 주짓수 단체의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이미 폐지된 룰과 제스처로 주짓수 대회를 운영하고 있고, 룰 세미나와 유료 심판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세계 연맹의 주짓수 룰은 바뀌고 있고, 바뀐 즉시 홈페이지를 통해 갱신하고 있습니다. 허나 한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대회를 보면 바뀐 룰이 적용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주짓수 대회는 세계의 흐름과 관계없는 고립된 갈라파고스 섬처럼 느껴졌습니다.

2) 룰 북에 규정된 도복을 입고 대회를 참가하게 하라.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한국의 주짓수 대회를 보면 믿기 힘든 장면이 있었습니다. 주짓수 도복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와서 직접 확인해보니 실제로도 그렇더군요. 특히 도복 하의의 단을 접고 참가하는 유아부 선수들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그대로 방치 될 경우 세계 연맹의 빈축을 살 수도 있습니다. 

주짓수 대회 특성상 도복의 길이, 패치의 위치, 도복 깃의 두께 등은 그립 싸움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도복이 규정보다 얇고 라인이나 자수가 되어 있는 합기도, 특공무술 등의 도복을 입고 참가하는 유아부, 초등부 학생에게는 정식 주짓수 도복을 입고 참가하도록 홍보해야 합니다. 한국보다 주짓수 인프라가 열악한 태국이나 필리핀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부분이 한국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대회 관계자는 어린이 선수들의 참가를 높이기 위해 도시락이나 솜사탕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룰에 규정된 이외의 도복을 입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룰을 지킬 것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계체에 실패할 경우 실격처리하라.
주짓수 대회는 도복을 입은 채로 체중을 재고 규정 체중을 오버할 경우 경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 맞습니다. 실격처리된 상대 선수는 부전승이 되지요. 대회 신청 시 기재한 체급, 연령, 벨트에 맞는 경기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만약 체중을 맞추지 못한 선수가 다른 체급으로 경기를 참가하도록 부탁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실격처리 하는 것이 맞습니다.

4) 경기를 치르는 매트 주변에는 선수를 제외하고 출입을 금지시켜라.
이번 한국 주짓수 대회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를 제외하고 매트 주변에 선수의 가족이나 코치 혹은 팀 대표가 같이 있는 장면을 많이 봤습니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선수 이외에 경기장에 내려오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위입니다. 그리고 대기중인 선수가 같은 팀의 선수를 세컨드 하는 등의 행위도 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대기 중인 선수가 경기중인 같은 팀의 선수를 응원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한국 주짓수 대회가 고쳐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보았습니다.

지금 한국 주짓수계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유로피안 주짓수와의 협조관계 문제, 전국생활체육대회로 인정 받는 부분, 대한체육회 가입 등으로 서로 견제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짓수인들의 공통적인 목적은 주짓수를 활성화하고 보급하는 것이겠지요. 서로 협력하고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았으면 합니다.

주짓수 보급을 위해 애쓰시는 대표자들의 노력에 대해 나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좋은 성과를 올린 대회와 단체는 크게 발전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단체와 대표는 몰락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누구를 비난할 목적으로 적은 글은 아닙니다. 한국 주짓수의 미래를 위해 지금 고쳐야할 문제를 적어본 것일 뿐입니다. 일본에서 열리는 주짓수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국제 주짓수 대회가 열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강용희(데 라 히바 저팬 치바 대표. 일본 주짓수 연맹 공인 심판)

댓글 남기기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