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Best & Worst] ④ 옥타곤 사상 최악의 골절 TOP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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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코뼈 함몰은 너무나 인상 깊었던 나머지 캐릭터화 됐다 © 로리 맥도날드 페이스북

[랭크5=유하람 기자] 흔히 복싱은 데미지를 많이 입고, 종합격투기 부상을 크게 당한다고 한다. 주먹으로 바디와 머리만 10라운드 이상 때리는 복싱과 모든 방법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종합격투기의 차이를 압축한 한 문장이다. 실제로 종합격투기에선 브레인데미지로 인한 펀치드렁크나 사망사건 보고가 현저히 적은 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부상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옥타곤에서 벌어진 일곱 번의 골절 사건은 현장 관객에게까지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7. 로리 맥도날드의 코뼈 함몰(by 로비 라울러/펀치)
– 2015.07.11 UFC 189

로리 맥도날드(29, 캐나다) 대 로비 라울러(36, 미국) 2차전은 2015년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화려한 경기 내용도 처절한 맥도날드의 부상을 덮지는 못했다. 초반에 이미 코가 부러진 맥도날드는 그 상태로 5라운드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현장에서 보기에도 맥도날드는 안면이 완전히 무너져있었고, 결국 아픈 부위를 스치듯 때리는 스트레이트에 고통을 참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정신력이 아무리 강하다해도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몇 주 뒤 공개된 엑스레이 사진은 설마했던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맥도날드의 코뼈는 산산조각이 나 두개골과 분리돼있었다. 덕분에 그가 다시 옥타곤에 돌아오는 데는 꼬박 1년 가까이 걸렸다. 부상 외적으로는 이때를 기점으로 타이틀 전선에서 쭉 미끄러지며 벨라토르로 이적하는 계기가 됐다. 이 경기로 맥도날드는 항상 이기는 싸움만 하려 한다는 비난은 잠재웠지만, 잃은 게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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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페이스북

6.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오른팔 골절(by 프랭크 미어/기무라)
– 2011.12.10 UFC 140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42, 브라질)에게 프랭크 미어(39, 미국)만큼 이가 갈리는 상대가 있을까. 두 자존심 강한 주짓수 초고수 사이엔 라이벌리가 아닌 일방적인 천적관계가 형성돼있다. 일단 1차전에서 전성기 크로캅에게도 안 당하던 KO패를 그래플러 미어에게 헌납했을 때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대망의 2차전, 그는 타격에서 실컷 압도해놓고 순간 주짓떼로의 자존심을 부려 역으로 기무라에 팔이 부러진다. 첫 서브미션패마저 헌납한 것이다.

경기 종료 1분 전까지만 해도 노게이라의 승리는 분명해보였다. 스탠딩에서 무너진 1차전을 되새기며 노게이라는 복싱스킬을 날카롭게 갈고 닦아왔다. 반면 미어는 힘으로 압도하기 위해 몸을 불려 나왔음에도 노게이라의 클린치에 밀렸고, 스탠딩에서는 박살이 나며 스트레이트에 다운됐다. 당시까지 KO패율 100%를 자랑하던(?) 유리턱 미어였기에 노게이라가 좀만 더 침착하게 파운딩을 때리면 끝날 상황이었다.

그러나 자기에게 첫 KO패를 선물한 상대에게 첫 서브미션패를 안겨주고 싶다는 욕심이었을까. 노게이라는 심판의 스탑이 늦자 길로틴 초크를 시도하는 우를 범했고, 맷집만 약할 뿐 정신력은 누구보다 좋은 미어는 이를 놓치지 않고 스윕에 이은 기무라로 허를 찔렀다. 여기서 제때 탭만 쳤어도 좋았으련만. 노게이라는 주짓떼로의 자존심으로 이미 풀릴 수 없는 그립을 이 악물고 버텼다.

관중은 눈앞에서 ‘주짓수 매지션’의 팔이 뒤로 제껴져 다시는 앞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고민도 없이 팔을 꺾어버리는 미어와 심판이 제지한 후 덜렁거리는 팔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노게이라의 교차는 역전극에 열광하는 순간마저 어딘가 섬짓하게 만들었다.

© 존 존스 페이스북

5. 존 존스의 발가락 골절(by 본인/?)
– 2013.04.27 UFC 159

존 존스(31, 미국)가 옥타곤 안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만큼은 항상 경이로웠다. 기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는 결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특히 화려한 퍼포먼스에 가려져 다소 과소평가되는 그의 정신력은 그가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하는 가장 큰 자산이었다.

차엘 소넨(41, 미국)과의 대결은 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존스는 무난하게 소넨을 테이크다운 후 제압하는 데 성공했고, 소넨은 라운드 종료 27초를 남기고 파운딩과 엘보에 무너졌다. 하지만 승리 확정 후 존스의 움직임이 이상했다. 존스는 걷지 못하고 곧바로 의자를 찾아 앉았다. 그를 따라간 카메라는 피가 줄줄 흐르는 존스의 발가락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어지는 리플레이에 관중석에선 탄식이 터져나왔다.

소넨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존스는 왼발을 뒤로 쭉 빼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힘을 주는 순간 존스의 엄지발가락은 잘리듯 떨어져나갔고, 아직 끊기지 않은 얇은 피부조각에 간신히 의지해 덜렁였다. 소넨이 조금만 더 버틴다면 라운드 종료 후 닥터스톱 TKO 패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존스는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몰려오는 고통을 참고 부상을 보여주지 않으며 상대를 끝내버린다.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악동이 아닌 신동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존스는 금지약물 복용만 두 차례, 코카인 등 마약류 복용까지 적발되며 이 모든 퍼포먼스의 가치를 스스로 없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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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니콜슨 페이스북

4. 알렉스 니콜슨의 턱 골절(by 미샤 커쿠노프/리어네이키드 초크)
– 2016.02.06 UFN 109

승자마저 기분 나빠지는 순간이 있다. 격투기 선수라면 당연히 상대를 제압하고 승리하려 노력하지만, 그게 상대의 뼈를 부러뜨리고 다치게 하고 싶어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샤 커쿠노프(31, 리트비아) 역시 포스트 파이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승리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넌저리를 냈다.

경기는 무난한 커쿠노프의 승리였다. 커쿠노프는 알렉스 니콜슨(28, 미국)을 그라운드에서 눌러놓으며 2라운드 초반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승리를 거뒀다. 평범한 서브미션 피니시 경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플레이에는 목이 아니라 턱으로 들어간 초크, 조이는 순간 우직거리는 소리, 당황해 심판을 쳐다보는 커쿠노프의 얼굴이 연달아 담겨있었다.

대회 종료 후 커쿠노프는 “소리로 들은 게 아니었다. 팔에서 (뼈가 부러지는) 진동을 느꼈다. 이런 건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한 “사람들이 넥 크랭크라고 하던데, 난 분명 초크를 건 것이었다”며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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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 힐 페이스북

3. 코리 힐의 정강이/종아리 골절(by 데일 하트/욕카방)
– 2008.07.10 UFN 16

무에타이 무대에선 종종 있는 일이지만, 종합격투기 팬에겐 정강이 골절이라는 부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코리 힐(40, 미국)이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코리 힐은 라이트급에서 193cm라는 사기적인 신장을 자랑하는 선수였다. IV 밴이 도입보다도 훨씬 전, 일단 감량을 많이 해서 체격으로 찍어누르는 전략이 정석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에도 코리 힐의 키는 돋보였다. 하지만 감량을 많이 한다면 수분이 빠진 골격은 약해지며, 그 뼈가 길고 가느다랗다면 더욱이나 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는 간과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흘러간 1라운드, 코리 힐은 2라운드 초반 기선제압을 위해 과감하게 로킥을 찬다. 데일 하트(39, 미국)는 정강이를 들어 방어했고, 힐은 뒷발을 회수해 다시 체중을 실으려는 순간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정강이와 종아리 뼈가 모두 부러진 부위로 착지한 순간 그는 고통을 숨기지 못했다.

부러진 다리와 함께 그는 많은 것을 잃었다. 연패를 기록하며 UFC에서 퇴출됐고, 케이지에 복귀하긴 하지만 트라우마로 킥을 제대로 차지 못하며 승보다 패가 많은 선수로 전락한다. 무리한 감량의 반복에 지쳐 웰터급으로 월장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현역생활을 이어가던 2015년에는 쇠약해진 폐 때문에 심장마비로 쓰러지며 식물인간이 됐다. 지금까지 사망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회복했다는 이야기 또한 들려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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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실바 페이스북

2. 앤더슨 실바의 정강이 골절(by 크리스 와이드먼/욕카방)
– 2013.12.28 UFN 162

로킥을 차기 두렵게 만드는 이 방어술의 이름이 한국 팬에게도 널리 알려진 계기는 그로부터 5년 뒤였다. ‘역대 최강 챔피언’이라는 찬사까지 받던 앤더슨 실바(43, 브라질)는 신예 크리스 와이드먼(34, 미국)에게 스탠딩에서 실신하며 체면을 구긴 상태였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2차전에 나섰지만, 이번엔 패배는 물론 충격적인 부상을 입으며 물러난다.

이번에도 2라운드 초반이었다. 실바는 힘으로 찍어누르는 와이드먼을 저지하려 로킥을 찼고, 그의 다리는 그대로 부러졌다. 무명에 가까웠던 코리 힐의 정강이는 아는 사람만 훗날 알게 됐지만, 당시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타격가였던 실바의 다리는 전세계가 지켜보는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생중계됐다. 한국에서는 충격받은 팬들이 그 다리를 부러뜨린 방어술 이름을 찾은 덕에 ‘욕카방’이라는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실바는 장장 4년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으며, 2017년 드디어 거둔 승리에서도 전처럼 킥이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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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샴락 페이스북

1. 이고르 지노예프의 쇄골 골절(by 프랭크 샴락/슬램)
– 1998.03.13 UFC 16

하지만 종합격투기의 폭력성을 지적할 때 단골로 쓰이는 부상은 따로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고르 지노예프(52, 러시아)의 쇄골 골절이다. UFC 사상 전무후무한 타이틀전 5전 전승 기록을 세운 프랭크 샴락(45, 미국)은 시작하자마자 달려드는 그를 번쩍 뽑아 그대로 캔버스에 꽂아버린다. 충돌하는 순간 이고르의 가슴과 머리는 샴락의 어깨와 체중을 고스란히 받아냈고, 피폭자는 쇄골이 으스러진 채 실신한다. 이고르의 선수생명도 그 순간 끝났다.

한국에서는 이고르가 이 충격으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괴담이 사실처럼 퍼져있으나 이는 낭설이다. 하지만 정말 큰 부상을 입은 건 사실이었다. 당시 일본무대에서 6전 무패를 달리던 이고르는 이 패배로 격투기 선수에서 은퇴해야했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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