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048] 리뷰 : 불완전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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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48 계체 현장

[랭크5=유하람 기자] 28일 로드FC 048이 막을 내렸다. 앞서 영건스에서 진익태가 일발 역전 KO승을 거두고 한이문이 화려한 초살 승을 거두며 원주 종합체육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정작 본 대회는 기대를 받던 대진들이 연이어 불완전연소하며 아쉽게 막을 내렸다. ‘명승부 제조기’ 김대성조차 이종환의 그래플링에 잡아먹히며 무력하게 무너졌다.

메인이벤트 : 최영 vs 라인재

“어쨌거나 새로운 주인”
– 라인재, 미들급의 열쇠를 잡다

평점 : ★★★

현재 로드FC에서 가장 뜨거운 체급은 단연 미들급이다. 올드보이 양해준, 신성 황인수, 와룡 차정환 등 그 어느 때보다 로스터가 묵직하다. 더구나 아직 서로 만나보지 못한 선수가 많아 ‘서열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다소 타이틀 경쟁에서 밀려나있던 라인재가 갑작스레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미들급 춘추전국시대’는 가속궤도에 올랐다.

경기는 치열했다. 라인재는 체력 안배를 신경 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이페이스 압박으로 일관했다. 전략은 먹혀들었다. 힘과 체격을 앞세운 압박이 강점인 최영이 오히려 거리를 만들기 위해 뒷걸음질 칠 정도였다. 워낙 접전이었던 탓에 경기 후 판정논란이 강하게 일었지만 승자는 분명 라인재였다.

인상적인 부분은 라인재의 전략수행 능력이었다. 라인재의 기존 이미지는 ‘기술은 좋지만 물렁한 선수’ 정도였다. 본인부터가 “가족도 내 경기가 재미없다고 안 본다”며 자학개그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그는 달랐다. 전혀 경험이 없는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내며 결국 승리까지 따냈다는 건 분명 앞으로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말이 많긴 해도 라인재는 미들급 판도를 움직일 열쇠를 거머쥐었다. 또한 비교적 약체로 분류되던 그가 훨씬 저력 있는 선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결과적으로 최영 대 라인재는 엄청난 명승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경기였다.

준 메인이벤트 : 미첼 페레이라 vs 양해준

“생태계교란종의 등장”
– 늑대를 피했더니 호랑이를 만난 양해준

평점 : ★★★☆

한편 준 메인이벤트에서는 예상치 못한 조커가 등장했다. 국내 미들급 터줏대감 양해준의 복귀로 주목받았던 이번 경기는 ‘생태계교란종’의 화려한 데뷔로 마무리 됐다. 미첼 페레이라가 탭댄스에 백덤블링까지 선보이는 여유를 부렸음에도 양해준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 필사적으로 테이크다운을 노렸지만 3라운드엔 그마저도 막히며 니킥과 펀치 연타에 장렬히 산화했다.

페레이라는 대타로 등장했으나 원래 출전할 예정이었던 황인수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즐겜’을 하면서도 손꼽히는 강자를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인 실력과 여유는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반가운 얼굴 양해준이 무너진 건 아쉽지만, 그 아쉬움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뉴페이스의 등장이었다.

4경기 : 이예지 vs 아라이 미카

“리셋 완료”
– 아마추어로 돌아간 이예지

평점 : ★☆

이예지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실력에 비해 과분한 인기’였다. 그래도 꾸준한 성장과 연승으로 최근에는 나름 관심에 부응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고, 현 챔피언 함서희도 “눈에 띄는 도전자”라며 인정할 정도가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이예지는 데뷔 초로 ‘리셋’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바디훅을 반대쪽부터 감아 미끄러지는 초보적인 실수를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 반복하는 모습은 도저히 프로파이터라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상대 아라이 미카는 무조건 그라운드로 끌고 가서 포인트 싸움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예지는 이를 읽은 듯 1라운드 초반부터 좋은 스프롤을 수차례 보여줬다. 깔렸을 때도 수차례 스윕해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예지가 보여주는 포지셔닝은 실로 아마추어에 가까웠다. 유리한 포지션을 오래 유지하는 장면은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물론 아라이 미카를 칭찬하기도 민망하다. 1라운드는 이예지가 보통 수준으로만 운영해도 이길 정도였다. 2라운드에도 미카는 거의 5분 내내 탑포지션을 잡고도 뚜렷한 서브미션 시도나 큰 파운딩도 없었다. 여러모로 메인카드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안타까운 경기력이었다.

3경기 : 전어진 vs 최원준

“공백이 아쉬운 전어진, 결정력이 아쉬운 최원준
– 좋은 선수들의 아쉬운 경기

평점 : ★★☆

오랜만에 복귀해 유쾌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선수는 양해준만이 아니었다. 타이틀전에서 후쿠다 리키에게 패한 뒤 3년 만에 복귀한 전어진도 예전 같지 않은 경기력으로 석패했다. 한편 상대 최원준은 날카로운 잽과 스트레이트로 재미를 보면서도 결정타는 꽂지 못하며 판정까지 끌고 갔다.

계체 실패로 1라운드 5점 감점을 받으며 불안하게 시작한 전어진은 1라운드부터 최원준의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에 다운 당했다. 이후엔 KO뿐 이길 방법이 없는 상황에도 펀칭 거리를 한 뼘 차이로 계속 놓치며 갑갑하게 시간을 보냈다. 막판엔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다 어깨가 탈구되기까지 했다.

공백기를 갖기 전 전어진은 힘과 스피드를 동시에 갖춘 복싱으로 유명했다. 오랜만의 복귀전에서도 근육과 탄력은 여전했으나, 링러스트 때문인지 거리감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최원준은 자기 펀칭 거리를 한 번도 잡지 못하는 전어진을 초반 이후로 적극적인 공격도 임팩트 있는 타격도 없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여러 모로 남는 게 없는 경기였다.

2경기 : 신동국 vs 하야시 타모츠

“기대되던 스토리, 최악의 결말”
– 남은 건 길로틴과 로블로 뿐

평점 : ★

격투스포츠라면 종목을 불문하고 최악의 마무리는 로블로다. 신동국 대 하야시 타모츠는 노컨테스트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테크니컬 판정승부가 되며 찝찝하게 끝났다. 사실 경기 내용도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길로틴 그립을 잡고 비트는 게 전부였지만, 적어도 공이 울려서 경기가 끝났다면 이렇게까지 엉망이진 않았을 듯하다. 동료 소방관을 위한 신동국의 퍼포먼스도, 한일전이라는 컨셉도 좋았지만 결말이 이런 식이면 어떤 의미가 있긴 어렵다.

오프닝매치 : 김대성 vs 이종환

“황인수가 되지 못한 김대성”
– 명승부 제조기의 침묵

평점 : ★★

이종환은 체격조건에서나 기본 그래플링 기량이나 로드FC 미들급 선수 중에서 좋은 편에 속한다. 데뷔전에서 장렬히 산화한 덕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감이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 그는 그때 상대가 황인수여서 졌다는 듯 좋은 레슬링 운영을 선보였다. 반면 김대성은 별명처럼 멋지게 불태우지도 못하고 무기력한 패배를 기록했다. 경기 자체는 지루했지만 이종환이 정상으로 올라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은 기억에 남는다.

총평

“불완전연소”

평점 : ★★

로드FC는 분명 좋은 대진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회 자체가 좋았던 적은 많지 않다. 과도한 스타 마케팅으로 센트럴리그에서나 볼 경기를 메인카드에서 중계하는 등 스스로 대회의 격을 낮추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로드FC 048의 경우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이예지를 제외하면 모두 체급에 의미 있는 선수와 대진으로 채웠음에도 썩 그렇게 재밌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X를 눌러 조의를 표한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com

XIAOMI ROAD FC 048 경기 결과
2018.07.28. 원주 종합체육관

[미들급] 최영 vs 라인재
라인재 3라운드 종료 판정승(2-0)

[미들급] 미첼 페레이라 vs 양해준
미첼 페레이라 3라운드 1분 48초 TKO승(킥과 펀치)

[아톰급] 이예지 vs 아라이 미카
아라이 미카 2라우드 종료 판정승(3-0)

[미들급] 전어진 vs 최원준
최원준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라이트급] 신동국 vs 하야시 타모츠
하야시 타모츠 2라운드 3분 27초 테크니컬 판정승(3-0)

[미들급] 김대성 vs 이종환
이종환 2라운드 종료 판정승(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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