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25] ‘아, 세상에, 이런’…UFC 225 휘태커 vs 로메로 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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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225

[랭크5=유하람 기자] 지난 10일 화려한 대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UFC 225가 아쉬운 결과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헤비급 슈퍼스타 알리스타 오브레임(38, 네덜란드)가 언더카드로 내려갈 만큼 대진이 화려했다. 특히 메인카드에는 전·현직 UFC 챔피언만 4명이 출전하고, WWE 스타 CM 펑크가 옥타곤 2차전을 치르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회는 다소 지루하게 흘러갔다.

메인이벤트 : 로버트 휘태커 vs 요엘 로메로

“UFC 225의 산소호흡기”

– 이 경기마저 없었더라면

미들급 챔피언 결정전이었던 메인이벤트는 도전자 요엘 로메로(41, 미국)가 계체를 실패하며 조건부 타이틀전이 되는 대참사를 겪었다. 관객에게 야유를 받았던 앞선 여러 경기 못지않게 1, 2라운드가 지루하게 흘러가며 대회의 화룡정점을 장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샀다. 다행히도(?) 스텝 없이 가드만 올리고 있던 로메로가 3라운드에 무시무시한 펀치를 적중시키며 경기는 갑자기 흥미로워졌다.

이후 경기 양상은 전형적인 ‘지키려는 자’와 ‘뒤집으려는 자’의 대결이었다. 이미 두 라운드를 허무하게 내준 로메로는 피니시 시키지 못하면 이기기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체력도 운영도 챔피언에 비해 모자란 만큼 로메로는 기습 펀치로 KO를 따내려 했고, 3라운드와 5라운드엔 커다란 다운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로버트 휘태커(27, 호주)가 정신력이 상상 이상이었다. 분명 데미지가 있었지만 휘태커는 침착하게 위기를 벗어났다. 이번 라운드를 내주더라도 일단 살아남기는 하자는 식으로 휘태커는 버텨냈고, 4라운드를 다시 유리하게 가져가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로메로가 열심히 추격했지만 판정단 중 한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을 뿐, 승패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로서 휘태커는 벨트를 잃을 위험도 제쳐놓고 가장 큰 적수를 아웃시키는 데 성공했다. 로메로는 자기 손으로 타이틀전을 날려버렸으며, 그나마도 휘태커전 2연패를 기록하며 벨트에서 저 멀리 떨어지게 됐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휘태커가 장기집권할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준 메인이벤트 : 콜비 코빙턴 vs 하파엘 도스 안요스

“김동현을 이기면 대성한다”

– 미친 듯한 무한압박, 차엘 소넨의 재림

또 다른 반쪽짜리 타이틀전은 놀라운 원맨쇼가 펼쳐졌다. 웰터급 잠정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빅 마우스’ 콜비 코빙턴(30, 미국)이 놀라운 힘과 체력을 바탕으로 하파엘 도스 안요스(33, 브라질)를 찍어 눌렀다. 콜빙턴은 5라운드 내내 하이 페이스로 밀어붙이며 안요스가 그 매서운 타격을 아예 내지도 못하도록 봉쇄해버렸다.

경기는 치열하지만 일방적이었다. 분명 안요스는 괴물 레슬러 코빙턴에게 테이크다운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지만, 방어에 급급한 나머지 자기 할 일을 하지 못했다. 반대로 코빙턴은 완벽히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도 분위기를 내주지는 않는 형태로 안정감 있는 운영에 성공했다.

웰터급 전향 이후 매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던 안요스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압살당하던 악몽을 재현당했다. 한편 코빙턴은 ‘김동현을 이긴 선수는 대부분 챔피언이 된다’는 징크스의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3경기 : 홀리 홈 vs 메간 앤더슨

“이제는 여성 페더급 최강 레슬러”

– 타격‘만’ 좋았던 앤더슨, 타격가에게 레슬링으로 무너지다

홀리 홈(36, 미국)과 메간 앤더슨(28, 호주)의 여성 페더급 매치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사이보그 빼면 여성 최강 타격가’라 불리던 홈은 앤더슨에게 타격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클린치와 그래플링에서는 준 메인이벤트에 나선 코빙턴이 빙의한 듯 시종일관 앤더슨을 질식시켰다.

초반 앤더슨은 홀리 홈이 작아보일 만큼 긴 팔다리로 상대를 두들겼다. 이에 홈은 끈질기게 테이크다운을 시도했고, 앤더슨은 생각보다 허무하게 이에 넘어갔다. 아직 공식 랭킹이 없는 여성 페더급에서 ‘사실상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홈이지만, 앞으로 옥타곤에서 그를 다시 본다면 타격으로 일관했던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수도 있어 보인다.

2경기 : 안드레이 알롭스키 vs 타이 투이바사

“패자와 패자만 있었다”

– 편파판정으로 기세 꺾인 노장, 한계만 드러낸 신성

한편 ‘한 방 대결’이 기대됐던 안드레이 알롭스키(39, 벨라루스) 대 타이 투이바사(25, 호주)는 다소 맥빠지는 결과가 나왔다. ‘유리턱’이라 조롱 받는 알롭스키가 KO율 100%를 자랑하는 투이바사에게 상대가 되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알롭스키는 보란 듯이 노련미로 투이바사를 요리했다. 위험한 순간은 꽤 있었으나 치명타는 맞지 않으며 1라운드를 버텼고, 이후에는 체력과 운영능력을 앞세워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판정단은 투이바사 손을 들어줬다. 승리를 확신하던 알롭스키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격투 커뮤니티에서는 판정 논란이 들끓었다. 신성은 명확한 한계를 마주했고, 5연패를 끊고 다시 정상을 향해 달려가려던 알롭스키는 억울하게 주저앉은 여러 모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개막전 : CM 펑크 vs 마이크 잭슨

“UFC…맞죠?”

– 경기 내용 : 펑크의 투혼. 끝.

메인카드 오프닝 매치 CM 펑크(39, 미국) 대 마이크 잭슨(33, 미국)도 썩 유쾌하게 끝나지 않았다. 펑크는 데뷔전과 달리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투지 있게 달려들었지만 몸이 정신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타격은 프로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어설펐고, 체력은 나이를 속일 수 없었다. 반면 잭슨은 태업이 의심될 만큼 유리한 상황에서 여유를 부리며 경기를 끌었다. 결국 잭슨은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펑크는 또 한 번 옥타곤의 벽 앞에 무릎 꿇었다.

총평

“아, 오, 세상에, 이런”

경기 전날부터 메인이벤터가 계체를 실패하며 삐걱댔던 UFC 225는 결국 장렬히 산화했다. 모든 경기가 판정으로 가는 불상사가 일어났고, 그나마도 메인이벤트 3라운드 전까지는 지루하기 그지없는 양상이 이어졌다. 여기에 태업, 편파판정까지 더해지며 대회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오세아니아 대륙 첫 챔피언이 고국에서 혈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그나마 의의가 있었다고 할까. 다음 대회에 대한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졌다는 점은 다행 아닌 다행이라 하겠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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