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 주짓수 띠의 정통성, 스승, 그리고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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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일 서래주짓수/주짓수랩 관장은 2004년부터 레슬링, 주짓수, MMA를 수련을 시작해 올해 4월 브라질리안주짓수 검은 띠가 됐다.

** 이 글은 서래주짓수/주짓수랩의 권혁일 관장의 블로그에 있는 것을 허락하게 가져왔습니다. 최근 주짓수와 관련된 여러가지 일에 대한 권 관장의 시선이 담긴 글입니다.


그저께(4월 7일) 검은 띠를 받은 권혁일입니다. 제 도장 서래주짓수에서 수업도 해야 하고 육군사관학교 주짓수 강의도 나가야 하고 주말에 스파이더도 가고 부산 주짓수랩도 다녀오고 이래저래 오프라인에서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최근 포스팅을 좀 소홀히 했습니다.

가끔씩 제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 많고 나름 파급력이 있구나 하는 걸 느끼는데 그저께 검은 띠를 받고 수백 분의 축하 인사를 받게 돼서 또 그런 걸 느꼈습니다. 검은 띠를 주신 (노)영암이형이 책임감을 갖고 다른 사람의 칭찬에 눈멀지 말고 검은 띠에게도 귀감이 되는 검은 띠가 되어달란 말을 해주셨는데 가슴에 새기고 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띠팔이라던가 주짓수 정통성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올렸던 주짓수다 10편 ‘가짜 벨트’ 편이 총 조회 수 1만 건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아주 짧은 기간에. 컴뱃포스트 대표님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상당히 바쁜 분이십니다.

취미도 주짓수만 하시는 게 아니라서 컴뱃포스트 만드는 시간도 많이 부족하시지만 젊은 시절 꿈과 열정을 갖고 수련한 주짓수의 가치가 너무 심하게 떨어지는 거 같아서 ‘가짜 벨트’ 편을 제작하셨습니다. 영상이 일주일 만에 상당히 많이 퍼졌고 주짓수 지도자와 수련생 사이에 관련 내용이 충분히 전파된 것을 보고 자체적인 판단하에 영상을 삭제하셨습니다.

저는 영상 속에서 최근 문제 된 단체의 이름조차 언급한 적이 없고 오히려 과거에 있었던 다른 정통성 있는 계열의 띠 판매 내지는 지도자 양성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올 예정이었던 2편에서는 제가 직접 겪었던 가짜 검은 띠들의 이야기와 결론을 이야기했고요.

저는 법대를 졸업했는데… 쉽게 꼬투리 잡힐 것도 안 남기고, 뭘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소송당하는 게 무서워서가 아니라 김경렬 대표님보다 훨씬 더 한국 종합격투기계의 현실을 잘 아는 (제가 1세대 종합격투기 도장 출신이고 프로 MMA 선수를 키우고 계약서를 체크하고 세컨드를 보는 삶을 살다가 주짓수 도장으로 독립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그쪽은 별 영향력도 없고 단체나 프로그램이나 할 거 없이 형편없어 보였기 때문에 거길 특정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주 있었던 일과 타 단체까지 통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전체 주짓수 신을 위해 좀 더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보편적인 가짜 띠와 띠팔이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그쪽에서 제가 소송을 당할까 봐 꼬리를 내렸다느니 험한 꼴을 못 면한다느니 하시던데 웃기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잘난 건 없어도 하늘 아래 떳떳하게 행동해 왔기 때문에 이제껏 할 말하면서 살 수 있었습니다. 물론 뉴비라 모르시겠지만.

주짓수다 10-2편에서 나올 예정이었던 ‘가짜 벨트’에 대한 제 최종적인 입장을 글로 정리해서 써보고 싶었습니다.
일단 주짓수는 마에다를 시작으로 스승에서 제자에게 이어지는 무술이며 증명의 무술입니다. (그 증명이 과거에는 이종격투기였고 현재는 스포츠 주짓수 시합들이지만 여하튼 공개적인 시합에서 보여줘 왔죠)

호이스 그레이시는 UFC 1회 우승자로 주짓수의 아이콘입니다. 말년까지 MMA를 하고 금지약물이 적발되기도 했죠. (그레이시든 누구든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아들은 스포츠 주짓수 시합 신을 거치지 않고 바로 MMA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호이스는 파란 띠를 매고 다니는데 그의 아버지 엘리오가 처음 고안한 ‘벨트 시스템’이 흰색 – 파란색 – 남색으로 파란색과 남색이 지도자 교육과 교육 이수를 의미합니다. 호이스는 그걸 엘리오의 가치를 이어간다는 의미로 멘다고 합니다.

엘리오 말년에 엘리오의 지도를 받은 발렌테 브라더스 역시 엘리오 그레이시 주짓수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그쪽 도장은 스포츠 주짓수 시합이 아니라 호신술 발표 경연 대회를 하고 발 차기를 포함한 호신술을 가르칩니다.
엘리오의 아들 호리온과 손자 히론 헤너가 운영하는 그레이시 아카데미 역시 호신술로서 주짓수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테크니컬 파란 띠, 분홍 띠 등을 만들고 관련된 시스템을 정립했죠.

칼슨 그레이시 라인의 그레이시 바하와 국제주짓수연맹을 기준으로 하는 일반적인 브라질리안 주짓수 신의 행보와는 많이 다릅니다. 다른 자본을 기반으로 좀 더 스포츠적으로 움직이는 월드 프로 주짓수 역시 국제주짓수 연맹과는 다른 기준들을 갖고 있습니다. 경기 시간도 다르고 승급 시스템도 다르고 당연히 한 단체에 등록하면 다른 단체에 등록되는 식으로 등록이 통합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힉슨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주짓수 글로벌 연맹 역시 다른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힉슨 본인 역시 띠로 논란이 된 일이 있었는데 검빨 띠 멜 때 보증인으로 본인보다 고단자가 아닌 본인 아들을 내세웠고 호리온이 국제주짓수 연맹 기준보다 빠르게 준 빨간 띠를 받은 후에 자신의 기준이 아니라며 메지 않고 있죠.

누구 기준을 따라가야 주짓수인 것일까요.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릴까요. 제가 적어 놓았지만 좀 복잡해 보입니다.

마에다 미츠요가 엘리오에게 주짓수를 전해주고 나서 매년 시험을 봐서 10단까지 올려줬을까요? 그럴 리가 없죠. 새우빼기부터 웜가드 베림볼로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승이 가르쳐준 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스승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기초를 잡고 방향을 찾아서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것이죠. 주짓수란 건. 그리고 스승에게 인정을 받는 겁니다. 뭔가 한 스승을 통해 하나의 스타일이나 정수가 전해진다고 중국 무술식 사고관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달랐다가도 실제 교류와 경쟁을 하다 보면 서로 유용한 부분을 닮게 되죠.

고로 학권 사마귀권처럼 주짓수가 스승이나 유파별로 엄청나게 다를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인 교류와 경쟁선에 있고 경쟁력이 있다면요.

카를로스 그레이시나 엘리오를 거치지 않은 파다 계열의 주짓수는 주짓수가 아닐까요? 지금 보면 아닐 수는 없죠. 복잡해 보이지만 복잡하지가 않습니다.

본인의 이름과 스승의 이름과 그들의 역사가 말해줍니다.

예를 들어 제게 블랙을 준 노영암 관장님은 스피릿엠씨 시절 1세대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다가 주짓수를 접한 후 꾸준히 국내 주짓수 시합에서 매 벨트별로 우승을 거듭해 빠르게 블랙벨트를 받고 그래플링의 올림픽 ADCC 아시아 예선 2회 우승 현재까지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이며 현재 월드 프로 아시아 랭킹 1위로 조만간 아부다비 월드 프로 본선에서 시합할 예정입니다.

노영암 관장님에게 블랙을 주신 박준영 관장님은 브라질 유학 후 현지에서 벨트별로 많은 입상을 하고 스승인 호베르토 또지의 인정을 받아 블랙벨트를 받은 후 동천백산의 수많은 수준 높은 선수들을 키워오셨습니다.

저는 이 운동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고 제 위의 두 분처럼 강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블랙벨트가 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 많은 경험을 하고 여러 가지 노력 끝에 14년간 저를 알아온 제 마스터에게 인정받아 블랙벨트를 받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 마스터에게 인정받았고 그 이름과 경력이 화려하던 수수하든 간에 부끄럼 없는 사실이란 점입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주건 그건 그 사람 마음이겠지만 이름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한다면 무책임한 짓인 것이죠.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임을 지면 됩니다. ​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각자 판단할 수 있게 공개합시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대해서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주짓수 벨트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거라는 것 오래전부터 생각해오고 있었고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제가 그 가치를 망가뜨리지 않아야겠다 생각할 뿐이고 누군가 그 가치를 해한다면 말할 수 있습니다. 당당하기 때문에.

힉슨 그레이시 도장은 본인이나 본인 계열이 아닌 곳에서 받은 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세계 곳곳에서 힉슨에게 찾아와서 같이 검은띠를 메고 사진 한 장 찍은 후에 그걸로 장사하는 사람부터 해서 여러 가지 못 믿을 사람들을 만나봤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어느 날 제가 힉슨을 만나서 주짓수의 전설인 힉슨이 저에게 네가 하는 것은 주짓수가 아니다 완전히 틀렸다 너는 이제 주짓수라는 이름을 쓰지 말아라라고 하면 어떨까요. 별로 그럴거 같지는 않지만 그러면 제가 주짓수가 아닌 거겠죠.

저는 그래도 상관없고 후회가 없습니다. 제 스승과 제가 간 길에 대해서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협회 관련해서도 말이 많은데 만일 한국에서 주짓수를 수련하지 않는 이익집단이 주짓수 이름을 통해 뭘 얻으려고 주짓수 이름을 가져가 버린다고 가정합시다. (사실 주짓수란 단어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통해 어떤 분이 비슷한 시도한 적이 있죠)

상표권이 아니라 어떤 가짜 협회가 만들어져서 그게 국가 공인이 되고 공권력을 등에 업고 저에게 주짓수란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저는 그걸 사용 못하게 되겠죠.

하지만 제가 하고 추구하는 것의 가치에는 변화를 줄 수 없습니다. 제가 하는 게 도복 서브미션 레슬링이란 복잡한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뭐 또 다른 이름이 되더라도 저를 찾아와 훈련받은 사람들은 주짓수 시합 비슷한 룰 안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고 노기 시합 비슷한 룰도 잘 할 것이며 종합격투기를 해도 잘할 겁니다.

즐겁게 운동할 거고 스포츠에 빠진 여느 사람처럼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만들고 유지하려 노력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갖게 될 겁니다.

이름이 바뀌더라도 본질적으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바렛 요시다가 수업시간에 도장에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파트타임 주짓떼로고 풀 타임 그래플러다. 바렛요시다는 주짓수 신의 전설이고 이 사람이 하는 게 주짓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본인은 주짓수라는 이름을 넘어서는 가치를 추구합니다.

존 다나허 역시 뉴욕의 푸른 지하실 안에서 최고 레벨의 MMA 파이터 ADCC 파이터 서브미션 온리 파이터들을 본인의 주짓수 수업을 통해 키워왔습니다. 헨조 그레이시 팀이 친 IBJJF 지만 IBJJF 룰과 주짓수라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존 다나허와 주짓수라는 단어는 떼어놓을 수조차 없습니다.

저는 그 마스터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현재 월드 프로 블랙벨트 아시아 랭킹 1위 노영암 4위 최동화 여자 보라 띠 랭커 성기라 등이 활동하는 주짓수랩이 추구하는 방향도 서래주짓수가 추구하는 방향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UFC 1회 아니 그 이전 브라질에서부터 주짓수의 가치는 증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스승과 제자를 거쳐 정통성을 지켜가면서 주짓수가 이어져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주짓수계에서 가짜 논쟁이 나오고 가짜를 팔고 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주짓수의 이름에 편승해서 세를 키워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짜를 팔고 삽니다.

주짓수가 비밀이 많아서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주짓수 하는 사람들이 유독 외부인을 배척하고 인정해 주지 않아서 승급을 하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분야나 똑같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정당한 실력과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게 들이고 많이 가져가려니 안되는 겁니다)

허나 누군가는 쉽게 살려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제대로 된 실력을 갖지 못합니다.

쉽게 살려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단 한 줄의 정당성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주짓수 벨트의 필요충분조건 중에 필요조건이라 할 만큼도 가져가지 못할 만큼 무성의하게 노력하면서 이윤추구를 하는 사람들을 전문가라 한다면 그 전문가의 이름은 사기꾼이죠.

어떤 무술이나 호신술을 하는데 단 한 명의 제대로 된 주짓수 블랙벨트 스승의 인정을 못 받는다면 거기 왜 주짓수라는 이름을 씁니까. 자신만의 이름을 쓰고 여러 가지 필드에서 증명해서 이기면 되죠. 주짓수를 이기는 무술이라고 광고하면 더 좋을 거 같은데.

혹은 더 강한 종합격투기 기법을 알아냈다거나 더 좋은 스포츠를 만들었거나 뭐가 되었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면 됩니다.

한글로 주짓수라는 이름은 한자 유술을 일본 발음으로 읽고 영어로 표기한 걸 다시 한글로 바꾼 거라 한국에서 누군가 새로운 무술을 창조한 후에 이름을 붙어 쓰기엔 부자연스러운 단어입니다. (jiujitsu라는 영문 자체도 비슷합니다)
주짓수라는 단어 앞뒤로 뭘 붙인들 브라질리안 주짓수나 그레이시 주짓수의 이름을 비슷하게 해서 자신을 팔려고 하는 걸로 밖에 안 보입니다.

왜 유사상표가 아니면 자신이 없을까요. 핵심 가치가 없기 때문에 혹은 핵심 가치는 사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수련기간과 제 스승과 동료들과 제가 경험한 시합과 수련 경험들을 숨기지 않습니다.

누가 제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 안 합니다.

저는 제가 하는 ART에 대한 자신이 있습니다.

제 승급은 현존 메인 단체인 IBJJF와 월드 프로 기준에도 부합하고 어느 협회든 간에(수년간 회원 등록해서 저와 제 선생님과 학생들이 계속 참가하고 있음 심지어 잘함.) 거기서 인정이 안되는 상황이라도 제 본질은 상관이 없습니다. 저와 제 학생들이 가는 길이 제 방향을 말해 줄 것입니다.

1세대들처럼 도장 깨기 하고 그러면 영업방해와 폭행으로 잡혀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제가 인정하지 않는 타류와 개인적으로 싸우지 않겠습니다. 증명하고 인정받아서 제가 활동하는 무대까지 와서 경쟁 못하겠죠. 실력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각자 갈 길 갑시다. 저는 제 갈 길 가기도 바쁩니다.

이 글을 읽고 어느 곳에서 수련을 하시던 가르치시던 주짓수를 배워볼 생각이든 간에 스스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도장은 주짓수라는 이름을 통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권혁일 관장(서래주짓수/주짓수랩) 원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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