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로 인생을 배우다] ⑦ 진정으로 동료를 위해 세컨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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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암 관장의 ‘주짓수로 인생을 배우다’가 연재를 시작합니다. 부산 주짓수랩을 운영하는 노영암 관장은 1세대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한국에서 열 세번째로 주짓수 검은 띠가 된 인물입니다. 국내 주짓수 대회를 석권하고 해외 주짓수 대회 및 아부다비 컴뱃 레슬링에 출전해 다수 입상경력이 있는 ‘실력자’이기도 합니다.

‘주짓수로 인생을 배우다’는 노영암 관장이 주짓수를 수련하다가 혹은 가르치다가 생각나는 내용을 정리해 자신의 SNS에 적었던 글입니다. 주짓수를 수련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다른 격투기를 수련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노영암 관장의 ‘주짓수로 인생을 배우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노영암 관장

진정으로 동료를 위해 세컨보는 법

경기하는 선수 옆에서 코칭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한국에선 ‘세컨 본다’ 라는 표현을 쓰죠. 참 웃기는 표현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렇게 쓰니 저도 그렇게 쓰겠습니다.

세컨을 보는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 시간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이것은 시간이 정해져있는 모든 종목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말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분단위 나중에는 30초, 10초 등으로
알려주면 더 좋을거 같습니다.

두번째는 심리적으로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상대가 지쳤다면 그 사실을 말해준다던지
이기고 있을때 승리가 거의 확실해졌다던지 등등
이때는 상대편의 인격을 모독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말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세번째가 중요합니다. 기술적인 코칭입니다.

기술적인 코칭은 서로 같이 운동하는 사이라던지
그 선수에 대해서 굉장히 잘아는 관계에서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레벨이 올라갈수록 특기기술과 전략이 확연히 정해져있는데
그 선수를 잘 모르면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코칭하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과연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것인가…?!’
‘과연 주짓수에 대해서 얼마나 알기에 저러는 것일까’
‘사람들의 생활속에 돌아가는 기본적인 상식만 있더라도 저렇게는 하지 않을텐데’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저같은 경우 딥하프가드에서
상대방이 내 바지를 컨트롤하고 있으면
절대로 즉시 스윕 시도를 안합니다.

100%로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직접 그립을 뜯어도 되고 상대방의 중심을 흔들어
손을 매트에 짚게 만든 다음 스윕을 하기도 하죠.
그런 순간에 옆에서 스윕 안하냐고 소리를 지르면
정말 방해가 됩니다.

가드패스를 할때 체중을 100% 이용해서 패스 할수도 있고
적당히 눌렀다가 상대가 움직이는 틈을 이용해서 다리를 뺄수도 있습니다.

타이밍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지금 머리박고 패스하라고
다그치듯 계속 얘기하면 정말 방해가 되죠.

사실 그 다리 빼는 타이밍은 1초, 2초의 그런 큰 개념이 아니라
뭔가 내 몸에 타고흐르는 느낌이 딱 왔을때 생각치도 않게
스스로 다리가 움직여져야 기가 막힌 타이밍의 패스가 됩니다.

옆에서 자꾸 소리치면 그런 느낌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생기겠죠.
스윕, 패스말고도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신뢰할수 있고 그사람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세컨을 봐준다면 더 시합이 잘 풀리고
심리적으로도 더 안정적인 시합
체력적으로도 덜 지치는 시합을 할수도 있죠.

예전에 딜런 데니스*가 ADCC본선에서 경기할 때
먼치*가 관중석에서 크게 소리치니 마르셀로 가르시아가
세컨석에서 뒤돌아보고 “닥쳐!” 라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주짓수를 사랑하고
훈련을 정말 열심히하고
진지하게 시합을 나가시는 분들은
상대방 세컨을 봐줄 때는
콘서트장에서 내 기분풀이 하듯이 소리치지말고.

내 자아를 ‘0’ 으로 만들고 상대방의 입장으로 100% 녹아들어서
진짜 상대방을 위해서 봐주길 기대해봅니다.

노영암 주짓수랩 관장 @youngam.noh

* 딜런 데니스(Dillon Danis) : 주짓수 검은 띠. 마르셀로 가르시아의 제자로 2016 IBJJF 팬 암 노기 체급, 무제한급 우승, 2014 IBJJF 월드 주짓수 챔피언십 체급 우승(갈 띠), 2014 UAEJJ 아부다비 월드 프로 챔피언(갈 띠) 등 다수의 대회에서 입상한 실력자. UFC 파이터 코너 맥그리거의 그래플링 코치를 하기도 했다. 최근 불미스런 행동으로 마르셀로 가르시아에게 징계(체육관 출입 금지)를 받았다.(편집자 주)

* 맨셔 케라(Mansher Khera) : 주짓수 검은 띠. ‘먼치'(Munch)는 맨셔를 짧게 부르는 말이라고 함. 마르셀로 가르시아의 제자로 2014/2013 IBJJF 월드 노기 챔피언 체급, 무제한급 우승(갈 띠), 2015 IBJJF 팬암 주짓수 챔피언십 2등(갈 띠), 2013 IBJJF 월드 주짓수 챔피언십 2등(갈 띠) 등 다수 대회에서 입상했다. 딜러 ㄴ데니스와 마찬가지로 마르셀로 가르시아에게 징계를 받았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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