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주짓수 웹툰 '라라파루자' 작가 유현민, 그가 격투 만화를 그리는 이유 그리고 꿈

정윤하 기자 / 2015.09.07 11:50

포털 사이트 네이버 웹툰 베스트 도전란을 통해 연재 중인 격투기-주짓수 웹툰 '라라파루자'


웹툰(web toon)은 스마트폰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과는 떼놓기 힘든 새로운 문화 장르다. 오프라인 서적 위주의 만화 산업이 지나고 21세기 새로운 형태로 다가온 웹툰 서비스는 인터넷 보급이 절정이던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우리 사회에 빠른 속도로 파고들었다. 이후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웹툰은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격투기 팬들에게 웹툰으로서의 격투기 만화는 그리 익숙하지 않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격투기 만화들은 대게 오프라인 서적을 통해 발매된 경우다. 격투왕 바키 시리즈와 고교철권 터프 시리즈는 가장 대표적인 격투기 소재 만화로 꼽힌다. 사실 이러는 동안 국내 웹툰 시장에도 격투기 소재 만화들이 제법 있었다.


웹툰 시장이 활발해진 후 종합격투기를 소재로 한 웹툰 몇 작품이 목마른 격투기 팬들에게 소개됐다. 격투기 전문지를 통해 연재됐던 '옥타군'과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 웹툰란을 통해 연재됐던 '코믹맨 블루스'가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몇 해 전 연재가 종료된 코믹맨 블루스 이후 종합격투기 만화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기 어려워 졌다.


이는 전반적인 격투기 인기 침체와 더불어 일어난 일로 판단된다. 실제로 만화의 산실인 일본에서도 격투기 인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2000년대 후반 이후엔 격투기 소재의 만화 발매가 부쩍 줄었다. 90년대 쏟아져 나오던 종합격투기 및 프로레슬링 만화들은 현재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오는 만화들도 연재 초반과는 다르게 종합격투기 만화라기보다 판타지에 가까운 학원물로 변했다.


그리고 2015년 현재. 국내 격투기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드FC는 장충체육관 만원 관객 동원이라는 꿈을 이뤘고, 이젠 국내를 넘어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후발주자인 탑FC도 꾸준한 대회 개최를 통해 격투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주짓수 업계는 대회마다 연일 참가자 최다 동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맥스FC와 쇼다운 컴페티션 등 입식 및 그래플링 대회들도 격투 팬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 중이다.


이때 네이버 웹툰 베스트 도전란에 새로운 만화가 연재되기 시작했다. 제목은 '라라파루자(Lalapalooza)'. 얼핏 보면 고등학생들의 학원물로도 보일 수 있으나 매화 격투기 팬들을 자극하는 소재들이 나온다. 주인공 캐릭터 홍민재는 학원 폭력을 이겨내기 위해 브라질리언 주짓수 체육관에 다니게 되고, 악역을 맡고 있는 등장인물 전재현은 복싱을 배웠다. 웹툰 중간 중간에는 '앤더슨 실바: 투신에게 배우는 싸움의 기술', '김동현의 멘탈 수업' 등 격투기 관련 서적들도 언급된다.


격투기-주짓수를 본격적으로 다룬 웹툰 '라라파루자'는 시작부터 네이버 베스트 도전란 상위 랭킹을 차지하며 고속 질주 중이다. 웹툰 팬들 뿐 아니라 격투기 팬들까지 만족시키는 만화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별점(독자가 웹툰에 부여하는 포인트)도 높다.


'라라파루자'를 그리고 있는 웹툰 작가 유현민. 격투 웹툰으로 먹고 사는 세상을 꿈꾸는 26세의 청년이다. 대한민국 웹툰 작가로서 세상과 싸우고 있는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왜 격투기-주짓수 관련 웹툰을 그리게 됐는지, 그에게 격투 스포츠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베스트 도전 웹툰 작가로 산다는 건 어떠한지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라라파루자를 연재 중인 웹툰 작가 유현민, 그는 이른바 '격덕후'라 불리는 격투기 팬이었다


"종합격투기 이전에 K-1에 빠지게 됐어요. 슬프지만 K-1의 몰락 때문에 종합격투기로 눈을 돌렸던 것 같습니다."


'라라파루자'는 종합격투기, 특히 브라질리언 주짓수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게 표현된 웹툰이기에 이 답변이 무척이나 놀라웠다. 그는 자신의 종합격투기 베스트 바우트에도 타격전이 일품이던 권아솔과 이광희의 스피릿MC 1차전을 주저 없이 꼽았다. "종합격투기를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던 건 표도르, 크로캅도 아닌 7~8년 전 권아솔 선수와 이광희 선수의 1차전이었습니다. 이 경기를 보고 홀릭(holic)하게 됐어요."


그는 이어 자신의 격투기 명경기 베스트 3로 타격전이 볼만했던 경기들을 꼽았다. 에멜리야넨코 표도르 대 미르코 크로캅, 권아솔 대 이광희, 앤더슨 실바 대 포레스트 그리핀이었다. 웹툰 작가답게 경기들 앞에 각각 '명실상부', '격투입덕', '매트릭스'라는 4자를 붙이는 위트도 보였다.


"사실 주지떼로보다는 타격가를 더 좋아합니다. 주짓수는 보는 게 아니라 배울 때 더 매력을 느끼는 스포츠 같아요. 안 맞고 상대와 싸울 수 있는 스포츠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 스포츠입니까(웃음)"


만화에 주짓수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묘사된 이유가 이거였나 싶었다. 본 기자는 주짓수에 대한 자세한 질문으로 즉시 돌입했다. "(혹시) 주짓수를 직접 배우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주짓수의 매력에 빠져 3시간, 4시간씩 운동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엔 작업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출석하기도 힘드네요" 그는 주짓수의 매력에 빠졌던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1년 정도 직접 주짓수를 배웠으며, 기무라와 트라이앵글 초크를 '초보자답게' 좋아한다는 대답도 웃음과 함께 던졌다.


"(그리고) 건주짓수-남양주의 이형우 관장께서 웹툰에 대한 조언을 해주십니다. 예를 들어 전재현 같은 거구의 인물을 일반적인 체형의 남성이 이길 수 있는 기술, 혹은 여자가 남자를 제압할 수 있는 기술 등에 대해 자주 논의하고 있고 조언을 주십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운 분이에요" 


학원 폭력을 이겨내기 위해 격투기-주짓수를 배우게 된다는 내용의 웹툰 '라라파루자'


"남자라면 누구나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만든 작품입니다. 현재 와이툰즈(라라파루자 웹툰 작업을 함께 하는 팀) 일원은 4명으로 두 명은 군복무 중이고, 작가인 저와 배경 아티스트가 함께 작업 중입니다."


종합격투기를 배경으로 한 웹툰은 그리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웹툰에는 유행이 있고, 트렌드가 분명하다. 10대,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들이 독자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화려한 판타지나 달달한 사랑 얘기 같은 게 주를 이룬다. 왜 격투기-주짓수 소재의 웹툰을 시작하게 됐는지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일단 종합격투기는 만화 다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분야입니다. 잘 하는 것과 잘 아는 것은 다른데, 종합격투기는 제가 잘 아는 분야에 속합니다. 이왕 그릴 거면 내가 가장 잘 알고 재밌어하는 분야에 대해서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종합격투기를 배경으로 한 웹툰은 그리 흔치 않다'는 말에 대해서도 "마침 요즘 대한민국은 격투기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요. 잘하는 분야인 그림과 많이 알고 있는 분야인 격투기. 그리고 (격투기에 대한)유행까지 겹치면서 베스트 도전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는 거 같아요"라고 가볍게 답했다.


라라파루자 독자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웹툰에는 격투기 못지않게 '학원 폭력'에 관한 묘사가 생생하다. 일진들의 괴롭힘을 받은 피해자들이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배우게 되는 게 핵심 스토리다. 실제로 라라파루자 웹툰에는 '학교 폭력 신고 상담 센터' 로고와 전화번호가 박혀 있다. 학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게 이 웹툰의 주된 내용이기도 하다.


"사실 웹툰에서 나오는 괴롭힘들은 현실에서 이뤄지는 행위들보다 훨씬 약하게 표현됐다고 생각해요. 심의도 심의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실제 피해를 당한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안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때문에 가장 무난하고 보편적일 수 있는 것들로 구성을 하려고 합니다"


학원 폭력에 대한 조사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 걸까? 그는 이 질문에 대해 지극히 현실적인 짤막한 대답을 줬다. "학교 폭력은 따로 조사할 필요가 없었어요. 제가 학창 시절에도 학교 폭력은 있었고, 현실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으니까요"


이쯤에서 기자는 만화가로서, 웹툰 작가로서의 유현민이 궁금해졌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만화가는 누구에요? 그리고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건 언제였나요? 계기라던가..."


"국내 격투 만화의 왕이라고 생각하는 '짱'의 임재원 작가님입니다. 제 웹툰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말을 이어 갔다. "사실 (웹툰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릴 때부터 '난 만화가가 될 거야'라는 꿈이 현실과 부딪히면서 접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해야하는 시점에 그림을 포기하고 일을 하는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본 순간, 답이 나오더군요. 그림을 그리자!"


"웹툰 작가로서 힘드실 때도 있으시지요?" 기자가 던진 말 중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몇몇 유명 웹툰 작가들을 빼고는 대부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베스트 도전 등을 통해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작가들은 일정한 페이도 없이 열정이라는 것을 양손에 쥐고 자신의 청춘을 바치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힘든 적은 사실 없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지요. 저 뿐만 아니라 웹툰에 도전하시는 분들은 모두 이 부분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바로 돈과 시선. 베스트 도전 웹툰은 따로 페이(Pay)가 없습니다. 언제 정식으로 연재될지 모르는, 어떻게 보면 기약 없는 이 일을 버틴다는 게 가장 힘들지요."


그는 가족과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언제 정식으로 연재될지 모르는, 어떻게 보면 기약 없는 이 일을 버틴다는 게 가장 힘들지요. 저희 가족들과 팀원들은 제가 무책임하게 뱉은 나를 믿으라는 한마디로 버티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서 버티지 못할 때, 제가 만화를 그만두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한마디, 그리고 VIP의 꿈.


아직 그림도 부족하고 스토리에 허점도 많은데 모른 척 지나가시는 독자들에게 감사드리고 '싫어요'와 별점 테러를 먹이며 조회 수를 높여주시는 안티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감사를 표현한다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 그에게 UFC 서울 대회 직관에 대해서 넌지시 물었다. "그러고보니 이번 UFC 서울 대회에 미르코 크로캅이 출전한다고 합니다. 직관 가십니까(웃음)" 대답엔 그의 작은 꿈이 담겨 있었다.


"UFC 서울 대회 전, 포털 사이트에서 제 작품을 연재해 준다면 VIP 석으로 다녀올 겁니다"


UFC 서울 대회 VIP 좌석에서, 격투기 웹툰 작가 유현민을 만날 수 있을까? 만난다면 본 기자는 이런 질문을 가볍게 던져볼 생각이다. "서울 대회 VIP 석에는 오셨고, 다음엔 라스베거스 어때요?" 그가 웃으며 내놓을 대답이 궁금해진다.


정윤하 기자 39nuf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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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 6

  • 김영민 2015.09.07 13:01 신고

    웹툰 잘보고 있습니다~
    어여 정식 연재로 올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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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찬우 2015.09.07 13:14 신고

    화이팅입니다! 초반 부분 봣는데 재밌네요! 앞으로 꼭 잘되기를 응원을 하겠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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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디훅멤버 2015.09.07 16:18 신고

    앤디훅카페멤버인데 앤디훅카페 내용없어서 약간 삽섭하네요 ㅎ 많이 응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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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39nufc.tistory.com 정윤하 기자 2015.09.08 03:16 신고

      앤디 훅 카페를 두고 '의리 넘치는 앤디 훅 카페'라고 표현하셨고 10주년 기념 티셔츠 제작에도 함께 했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터뷰 전문을 옮긴 http://monthly39.com/Jungs/1504 여기에서는 앤디 훅 카페 언급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섭섭해하지 말아요. 앤디 훅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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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2015.09.08 02:39 신고

    이 정도 만화가 정식연재 된다면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너무 개나 소나 만화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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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민 2015.09.08 18:50 신고

      네 열심히 할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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